당신, 지금 힘들지는 않나요?

OECD 가입국 중 1, 2위를 다투는 노동시간과 높은 업무강도는 대한민국의 서글픈 현주소다. 이쯤에서 굳이 지난 2014년에 방영된 드라마 <미생>을 다시 끄집어내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일상이 힘겹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않는 이는 극히 드물 것이다.
한 취업포털 사이트가 내놓은 수치는 사뭇 충격적이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입사 이후 ‘건강 이상’을 경험했다고 답했으며, 약 20%의 직장인이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든 지표가 가리키는 지점은 동일하다. 바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정신·심리건강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사실이다.
LS산전은 이러한 대한민국 직장인의 현실을 고려해 사우들의 정신·심리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선언했다. 새해를 맞이해 사우들의 정신건강 개선을 위해 ‘스트레스 관리 교육’을 마련한 것이다. 해당 교육은 사우들의 심리 회복력을 높임으로써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하고 나아가 직무능력 및 성취도를 증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 1월 13일부터 총 8주간 진행되는 이번 교육 대상자는 외부와의 접촉이 가장 많은 전력/자동화 글로벌 지원팀 중 10명이 선정됐다. 이들은 국내 정신·심리건강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손정연 소스토리 대표와 함께 집단 및 개인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손 대표는 “증세가 눈에 보이는 육체적 질환과는 달리 심리적 문제는 파악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하지만 상당수 직장인이 정신건강 이상을 호소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이에 대한 관리와 개선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1월 셋째 주부터 3주 동안 진행된 집단 상담의 효과는 놀라웠다. 그저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와중에 종종 고개를 끄덕이는 동료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새 마음속 응어리가 사라졌음을 실감했다. 교육기간 내내 ‘신사 효진’이란 예명을 사용한 김효진M 스마트 엔지니어링)Global지원팀(기술상담Part)는 “그동안은 업무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도 혼자 속으로 삭히는 게 전부였다”라며 “케케묵은 고정관념 탓에 ‘힘들다’는 내색 한 번 못했는데, 이렇게 그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보니 속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다”라며 이번 교육에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표현의 힘’에 주목하라

세상에는 저마다의 특성을 가늠하는 수많은 ‘OO주의자’가 존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대부분 ‘완벽주의자’를 지향하는 듯하다. 가정, 직장, 사회 등 각 분야에서 맡고 있는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한 까닭이다.
손 대표는 “직장인은 물론 우리나라 성인들은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라며 “이미 충분히 자신의 몫 이상을 수행하고 있는 LS산전 사우들이 더욱 편한 마음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이번 교육을 통해 조금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자신의 실수를 감추는 데 급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타인이 나의 실수를 알게 됐을 때 돌아올 비난을 피하려고 잘못을 숨기는 것은 의외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종종 자신의 발등을 찍을 수도 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작은 실수에 대한 대가가 훨씬 커지곤 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표현에 매우 인색한 편이다”라며 “자신의 성과를 당당하게 드러내 칭찬을 받고, 반대로 잘못과 실수 역시 가감 없이 공유함으로써 이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자유로운 표현을 독려하는 직장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의 또 다른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이러한 ‘표현의 힘’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자신들의 과오나 실수는 물론 긍정적인 성과조차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이렇듯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공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마당에 개인적인 영역으로 치부되는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는 더더욱 찾기 어렵다. ‘대한민국 직장인이라면’이라는 그릇된 전제가 만들어낸 잘못된 기업문화 중 하나인 셈이다.
이번 교육을 통해 ‘조신 수미’라는 별명을 얻은 우수미M E&A)Global지원팀(기술상담Part)는 “업무 영역에 관해 스스로 표현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라며 “하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힘겨움은 동료들과 함께 공유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통제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라며 다른 동료들도 표현에 익숙해지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본인이 말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당신의 힘겨움을 알지 못한다. 단단한 둑이 작은 균열로 무너지듯, 혼자 꾹 참기만 한다면 자칫 한순간에 나의 일상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힘들다면 힘들다고 말하자.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대화’만으로도 오랫동안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무언가가 사라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금 바로 옆에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줄 수많은 동료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대화’만으로도
오랫동안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무언가가 사라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Mini Interview


|김효진M 스마트 엔지니어링)Global지원팀(기술상담PART) |

“그동안은 업무에 대한 어려움이 있어도 혼자 속으로 삭히는 게 전부였습니다. 케케묵은 고정관념 탓에 ‘힘들다’는 내색 한 번 못했는데, 이렇게 그 말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보니 속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에요.”

| 우수미M E&A)Global지원팀(기술상담Part) |

“업무 영역에 관해 스스로 표현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힘겨움은 동료들과 함께 공유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통제해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