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전략과 인공지능
글. 오종훈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 (주)플랫폼팩토리 이사회 의장
인공지능이란?
인공지능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에게 나는 인공지능은 조금 똑똑한 스프레드시트(엑셀)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조금은 아니고 큰 차이가 있긴 하다.
인공지능은 사용하면 할수록 접하는 데이터를 이용한 학습을 통해서 더욱 더 똑똑해지는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그 용도가 고정되어 있는 기존의 프로그램에 비하여 다양한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가지고 있다. 주로 수치계산이나 공학적인 업무에 주로 사용되던
프로그램들에 비해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던 영역에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나 중요한 공통점은 인간이 하는 업무를 도와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고 사람이 하는 일을 많이 대신하되 사람의 직업을 줄이거나 경제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회계 업무도 처리할 수 있고 변호사의 법률상담 업무도 할 수 있으며 주식투자도 수행할 수 있다 하니 미래에 나의 직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다른 일들은 인공지능이 처리할 것이니 이제는 공학이든 재무 업무든 집어치우고 철학을 배워야한다는 주장을 하는 전문가 아닌
전문가들이 있기도 하다.
1980년대 PC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이 처음 나타났을 때 주산을 사용해서 업무를 처리하던 경리부서의 직원들도 비슷한 걱정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회계 담당
직원들의 업무는 없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많은 직업이 만들어졌다.
오랜 시간이 걸렸던 기업의 급여 계산 업무는 이제 컴퓨터 프로그램이 순식간에 처리해 주고 있지만 직원들은 남는 시간에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등 더 고급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단지 바뀌는 역할에 적응하지 못했던 직원들이나 바뀌는 환경에 따라 전략과 운영 방법을 바꾸지 못했던 기업들이 도태되었을 뿐이다. 요즘 직원들의 경우에는 그런
프로그램없이 업무를 처리하던 시대를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초등학생들 이하의 세대는 인공지능 없이 업무를 처리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에 살게 될 것이다.
기업의 경쟁력과 인공지능

앞으로 모든 기업에게는 인공지능이 기업 경쟁력의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알게 모르게 모든 분야의 최고 기업들은 이제 인공지능을 최고의 무기로 장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전 산업 분야를 스캔하여 1위 기업을 보면 놀랄 만큼 이미 인공지능을 전사적으로 응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방향은 다음과 같은 분야를 생각할 수 있다.

1. 월등한 경쟁력을 가진 신제품 개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막론하고 전통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하던 제품의 경쟁력을 쉽게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만약 그 제품이 해야할 일이
어려워서 사람이 반드시 개입해야 하던 것이라면 돌파구를 마련해 줄 가능성이 특히 높다. 예를 들어 LS ELECTRIC에서는 초고압 GIS/Tr.의 부분방전 결함판정
알고리즘 고도화에 다양한 인공지능을 적용하여 신제품에 탑재하였다. (http://www.lselectricwebzine.com/2019_11/sub02.html)
다양한 제품에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작업을 인공지능이 대신하도록 하여 고부가가치 복합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2. 업무의 지능화
고객의 효율과 생산성을 높여줄 제품도 만들 수 있지만 내 회사의 생산 공정, 고객 서비스, 영업 등의 백오피스 업무도 자동화도 대상이 된다. 사실 신제품의 경쟁력을
짧은 시간에 갖추는 것은 쉽지 않고 시장의 검증을 거쳐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회사의 프로세스를 인공지능이 지능적으로 바꾸어주는 것은 작은
투자로 회사의 생산성을 급격히 향상시켜 줄 무기가 된다. 또 최종 제품이 전혀 지능이 필요하지 않은 옷, 음식 같은 소비재나 원자재,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는 가격
경쟁력을 높여주는 큰 무기가 된다. LS ELECTRIC에서도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많은 전력이 일정 시간 흐르는 과전류 품질 테스트 공정을 개선했다.
(http://www.lselectricwebzine.com/2019_12/sub02.html) 2019년 도입을 하자마자 소음 불량 제품이 유출될 위험성 및 불량을
잘못 분류할 가능성이 모두 약 70% 급감했다. 단기적으로 결과를 볼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3. 시장과 고객에 대한 데이터 축적 및 이해
지금까지의 회사들은 시장에 대한 분석을 대부분 사람의 전문성에 의존해 왔다. 앞으로도 경험 많은 직원들의 통찰력은 중요한 역할을 하겠으나, 기본적인 분석은 앞으로
인공지능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객과 시장에 대한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은 미래의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데 현재는 ERP, IoT 등의 보급으로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지만 많은 데이터가 사용법을 모르고 어떤 형태로 활용해야 하는지 전략이 없기 때문에 사장되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런 것을 분석해주는 인공지능은 시급히 도입하는 것이 좋다. 당장 정확한 분석과 예측을 제공해 주지 못해도 그 성능을 회사의 실정에 맞게 향상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데이터가 중요한지, 새로 축적해야 할 데이터가 무엇인지 알게 되고 활용 전략이 생기게 된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인공지능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 나타나는 혁신적인 경쟁자들과 경쟁할 시장방어자의 위치에 있는 기업들에게 강력한 무기가 된다.

3. 시장과 고객에 대한 데이터 축적 및 이해
오랜 훈련 과정과 승진 절차를 거쳐서 최고경영자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도 막상 중요한 회사의 의사결정을 해야할 때 마땅한 도움을 받을 수 없음을 절감한다. 각 부서의
책임자들이나 중요 업무를 담당한 직원에게 조언을 얻어도 여러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여 의사결정을 하는데 나만의 방법론이 필요하다.
인공지능은 기본적인 분석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경영 노하우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는 등 점점 똑똑해지는 컨설턴트를 채용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도구들은 아직
초기단계로 보이나 위기관리 등의 영역에서는 이미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다.

AI 리터러시와 기업전략
자동차를 마차의 대체품으로 생각했던 1900년경 당시의 사람들은 자동차가 만들어낸 지금의 자동차산업, 공급 사슬, 그것을 가능케한 도로의 확장, 도시의 변화,
고속도로, 물류 산업과 같은 새로운 세계를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
우리도 인공지능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새롭게 탄생하거나 혹은 기존의 기업에게 어떠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인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기존의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신제품 개발이나 회사의 생산 프로세스 효율을 향상시키는 경영 합리화의 차원을 지나 전혀 새로운 엄청난
사업기회를 창출하는 역할을 할 것임은 자명하다.
이런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단지 신기술 개발부서의 연구원이나 IT 부서의 담당자만이 인공지능에 대하여 걱정해야
되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경쟁력과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갖기 위해서 하는 회사의 구성원 모두의 AI 리터러시(literacy)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AI 리터러시란 말은 다소 생소하지만 디지털 리터러시의 대해서 들어본 분은 많이 있을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생활이나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인 것처럼 AI 리터러시는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그것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이해하며 생활이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AI를 이해하면 두렵지 않다
기업구성원의 리터러시를 향상시키는 것은 기업의 AI 전략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존의 구성원들이 AI로 인하여 바뀔
기업환경에 대하여 마음 편히 긍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준다. 만약 구성원들이 AI 리터러시가 낮으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막연한 공포에 의한 저항을 하게 된다. AI가 그들의 직업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일하게 해주고 더 업무의 전문성을 높여주어 결과적으로 개인의 커리어를 도와준다는 것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모든 부분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발전시키며, 새로운 용도를 발굴하여 총체적인 기업 경쟁력 강화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반대의 경우에는 애써 도입한 기술을 기피하며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게 되므로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지고 혁신도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도입한 AI의 능력을 높여가는데 구성원들의 협력과 그들의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가 똑똑할
수 있는 원인은 똑똑한 사람에게 배우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 선배가 될 때 더
똑똑한 인공지능, 더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만들어진다. 이는 기업의 집단적인 AI 리터러시 향상과 AI 경쟁력
향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잘 가르치는 직원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과 포상도 필요하다.
CEO를 비롯한 최고 경영진의 AI 리터러시는 특히 중요하다. 일반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겼을 때 포착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을 높여 줄 것이다. CEO나 최고경영진의 AI 리터러시는 구체적인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보다는 기업의 기본 전략, 핵심 역량과 AI전략을 연계시키는 능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효율적인 생산과 판매 능력을 갖추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기업이라면 생산성의 향상에 도움이 되는 AI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한다. 그러나 고가의 첨단제품으로 승부를 보는 회사라면 신제품 개발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막연히 밖에서 볼 때 인공지능과 연계성이 작아 보이는 기업은 인공지능 전문가를 고용하기도 힘들고 자체 개발은 더욱
힘들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은 초기부터 오픈소스와 개방형 생태계에서 커 왔으므로 대부분의 응용분야에서 거의 공짜로
기술을 소싱할 수 있다. 이미 개발된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인공지능 분야의 선도기업들과 협력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인공지능을 분야별 전문지식과 결합하여 새로운
도메인의 인공지능 어플리케이션을 창조하는 것이 상책이지 굳이 스스로 바닥부터 개발하려 할 필요가 없다. 옷에도
맞춤복과 기성복이 있듯이 많은 기성AI가 있다. 좋은 선생을 만나면 똑같은 인공지능 프로그램도 완전히 다른 천재가 될
수 있다. LS ELECTRIC이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기로 한 전략은 그래서 매우 좋아 보인다.
미래에는 기업의 집단적인 AI 리터러시를 높이고 기업의 집단 지능을 잘 키우는 CEO가 승리할 것이다.
미래의 CEO는 최고기업지능책임자(Chief Enterprise Intelligence Officer)가 되어야한다.
eCampus 북러닝 AI과정


▲ AI 리터러시를 더 배우고 싶다면 우리회사 eCampus 북러닝 중 AI관련 과정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