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가족 여러분!

2019년 기해년(己亥年)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돼지는 예로부터 집안에 복을 가져다 주는 동시에 희망과 번영을 상징하는, 길상의 동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특히 올해는 황금돼지의 해로서, 우리 회사는 물론 임직원 여러분 가정에도 만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우리들은 지난 2018년 한 해를 ‘성장 시대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만드는 해’로 삼아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총력을 기울인 결과 국내외 경기가 악화된 와중에도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습니다.

각자가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성실하게 수행한 결과로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만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음질하기 위해서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 우리는 매우 높은 목표를 설정하여 악재 속에서도 성과를 만들 수 있는 체질을 만들고 기어코 성장을 견인해 ‘절반의 성공’이나마 거둘 수 있었습니다.

모름지기 가장 위험한 일은,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너무 낮게 잡고 거기에 도달한 뒤 만족하는 것입니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타사와의 단순 비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성장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 ‘계획과의 싸움’, ‘스스로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만 합니다.

LS산전 임직원 여러분!

올해 우리는, 그야말로 바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사업과 연결되는 거의 모든 지표가 올해 최악의 경영환경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설비투자율 급감으로 기기 사업 전망이 암울합니다. 초고압, 시스템 사업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 2~3년에 걸쳐 버팀목이 되어 준 대규모 IT 투자도 큰 폭으로 축소될 것입니다. 생산성과 비용구조 측면에서도 악재가 쌓이고 있습니다.

당분간 국내에서 해답을 찾기 힘든 상황이지만 해외 사업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불투명성이 확대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인프라 투자도 절벽에 다다랐습니다. 중동 리스크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그럼에도 글로벌 사업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느냐, 또 미래 디지털 신사업을 어떻게 주도할 것인가에 향후 5~10년의 운명이 결정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악조건 속에서도 생존을 넘어 성장의 시대로 가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적지 않은 의미가 있는 실적을 거뒀지만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는 데는 충분치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단기 실적도 중요하지만 향후 10년을 담보할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합니다. 양적, 질적 성장을 동시에 견인할 강력한 체질을 만들어야만 합니다.

매년 새로운 강조 사항을 제시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구호로만 그치지 않게 실행하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미래를 위해 문제가 있으면 솔직히 인정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될 때까지 반복해서 실행하고, 기어이 되게 만드는 뚝심을 발휘할 때입니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를 ‘성장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기반 강화의 해’로 삼고자 합니다. ‘위기를 맞아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올바르게 세운다’는 부위정경(扶危定傾)의 마음가짐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DT 기반의 기술력! 자원의 효율성! 3대 기반을 강화하는 데 더욱 매진해 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 첫째,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당분간 국내에서 활로를 찾기 힘든 상황인 만큼 내수시장은 최대한 수성하되 해외시장은 무조건 강화해야 합니다.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합니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대가와 비용이 크게 느껴질수록 다시 과거로 회귀하기 쉬운 법입니다. ‘변화에 따른 불편함’과 ‘혁신에 대한 두려움’이 그동안 우리의 발목을 단단히 잡아 왔습니다.
해외 사업은 지난해 부진을 경험했지만 당장은 힘이 들더라도 일관되게 근육을 키우고 체질을 개선하면서 뚝심 있게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중국, 동남아, 북미 등 3대 전략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회사의 확고한 ‘성장판’으로 만들 것입니다.
이전까지는 기존 조직을 활용하는 Organic한 방식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해 왔습니다만, 앞으로는 Inorganic한 접근 역시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경영환경 악화에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전력과 자동화는 물론 스마트에너지까지 전 사업 부문이 해외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합니다.

● 둘째, DT 기반의 기술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DT는 혁신적인 사고가 근간이 되어야 하는,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 비즈니스입니다. 창의적인 생각이 없다면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수 없습니다.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생각하고 개발하는 솔루션은 DT 시대에서 절대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조직은 Compact하게 운영하되 R&D 성과에는 Impact가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에너지는 미래 성장을 견인할 또 하나의 중심축입니다. DT를 중심으로 기반 강화와 성과 창출을 동시에 달성해야만 합니다. 지금 바로 시작해도 선점이 아닙니다. 또 다시 늦장을 부리다가는 스마트에너지도, DT도 다 놓쳐버릴지 모릅니다. 전력과 자동화 연구소도 DT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R&D를 추진해야 합니다. 중량감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실행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합니다.
‘배전 솔루션의 최강자! FA 솔루션의 최강자!’라는 비전에 걸맞게 시장의 니즈와 기술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더 나아가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DT 기술 경쟁력을 반드시 확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셋째, 자원의 효율성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지난 한 해 손익구조 개선에 나선 결과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들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만 장기 성장 기반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각 조직마다 A부터 Z까지 전 기능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Cross Functional’하게 움직여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사업총괄 조직은 해외와 스마트에너지 사업에, 지원총괄 조직은 사업지원과 리스크 관리에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 DT총괄 조직은 DT 기반의 제품 개발과 연구, 프로세스를 정립하고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올 한 해는 GHR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GHR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본 조건으로서, 인재 확보와 육성부터 글로벌 사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월드 클래스’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조직문화의 혁신도 시급합니다. 권위는 직급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직급을 앞세워 후배 직원들에게 지시만 내리던 사람은 결코 리더가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실력이 곧 리더십입니다. 실력이 없으면 결코 성과를 창출할 수 없으며 성과를 만들지 못하는 리더는 존재 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타 부서와 담을 쌓고 내부 이익만 추구하는 사일로(Silo) 현상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어느 조직이든 갈등과 장벽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최근에는 이런 문제가 경영활동에 장애가 될 정도로 확산됐다는 위기감을 느낍니다. 융복합이 강조되고 시너지가 중시되는 시대에서는 창조적인 비즈니스만이 살아남습니다. 구성원들이 공동의 목표에 집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야 합니다.
보유한 역량 이상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사업, 지원, 연구 등 조직을 가리지 않고 전사적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 리스크 관리도 철저히 하는 한 해를 만들어 갑시다.

LS산전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향후 10년을 담보할 새로운 경로(Path)를 만들고 있습니다. 강력하고도 지속가능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는 경제용어가 있습니다. 경로의존성은 한번 경로가 만들어지면 얼마나 오래 동안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이 경로를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깨닫게 해줍니다.

한번 정해진 경로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그 경로가 비효율적인 것이 되더라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합니다. 새 경로를 찾거나 만드는 데 소극적인 이유는 변화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입니다. 일본은 1910년대 ‘다이쇼 데모크라시’를 통해 민주주의에 기반한, 완전한 서구화를 시도하지만 민족주의(국수주의)의 완강한 저항에 막혀 좌절을 맛봅니다.
이후 일본은 식민지 건설에 집착하며 군국주의가 더욱 강화됐고, 2차 대전 이후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진정한 민족주의란 기존의 것을 고수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이고 도전해, 미래를 개척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악재가 가득하고 변화 속도도 급격한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과 구성원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미래로 향하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주체적인 존재로 거듭나야 합니다. 기존의 경로를 따르는 ‘룰 테이커’가 될지, 아니면 스스로 경로를 만들어가는 ‘룰 메이커’가 될지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습니다. 지금 우리가 만들고 있는 이 길을 통해 LS산전이 가장 앞장서서 나아가고 많은 기업이 우리의 뒤를 따르게 될 것입니다.

재앙을 뜻하는 단어 ‘Disaster’는 사라진다는 의미의 ‘Dis’와 별을 뜻하는 ‘Aster’의 합성어입니다. ‘별이 사라지는 것 자체가 바로 재앙’이라는 것입니다. 목표가 없는 삶, 꿈이 사라진 인생은 말 그대로 재앙입니다. “Per Aspera ad astra”라는 라틴어 문구를 다시 한번 가슴 깊게 새겨봅니다. 가까운 미래에 ‘고난과 역경을 딛고 별에 도달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올 한 해 우리에게 주어진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우리의 꿈을 향해, 별을 향해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LS산전 대표이사 CEO
회장 구 자 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