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생각하는 비전으로 세계 제일 명품차에 도전하다
“‘2020년까지 볼보차에 의해 단 한 사람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 볼보의 꿈이자 비전이다.” 안전한 자동차의 대명사 볼보(Volvo)가 2008년 내놓은 ‘비전 2020’. 볼보차를 타다가 사망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게 하겠다는 이 계획에는 사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브랜드의 이념이 녹아 있었다. 하지만 당시 발표를 듣던 많은 이들이 ‘참 꿈도 야무지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올초 영국의 한 조사기관에서 꽤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대첨리서치(Thatcham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영국에서 총 80만대의 ‘볼보 XC90’가 판매됐는데, 차량 사망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
볼보는 지난 1927년 구스타프 라르손과 아사르 가브리엘손이 스웨덴의 도로에 맞는 강력하면서도 안전한 자동차를 생산하겠다는 취지로 설립했다. 이후 1936년 안전을 핵심가치로 내세웠고,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모든 자동차에 안전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1959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3점식 안전벨트는 특허를 공개해 10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하는 데 이바지했다.
볼보가 ‘사망률 제로’를 자신하는 데는 자사의 첨단 자율주행 기술이 자리한다. 볼보는 자율주행 기술 중 사람의 안전과 직결된 충돌 방지 관련 기술을 지난 십수 년간 극적으로 진화시켰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1등들의 도전
신사업 도전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만이 새로운 시작을 성공의 반열에 올릴 수 있다. 세계적 기업 IBM은 2000년대 초 사내에 ‘신흥 기획’ 조직을 따로 만들어 여러 가지 신사업 실험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줬다. 신사업 실험에 실패해도 그 실험을 시도한 직원들을 승진시킨 것. 그 이면에는 IBM의 창업자 토마스 왓슨의 ‘성공에 이르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실패의 속도를 두 배로 만드는 일’이라는 경영 정신이 있었다. 이는 곧 성과로 이어졌다. IBM의 신흥 기획 조직은 출범 5년여 만에 약 152억 달러의 이익을 창출했다.
한편 구글은 내부에 비밀연구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 조직의 이름은 구글X. ‘X’는 방정식 미지수 ‘x’에서 따왔다. 이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문샷(Moonshot)이라 불리는데 ‘달을 더 잘 보기 위한 망원경을 만드느니 10배의 혁신을 더해 달에 직접 가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구글 무인차, 우주 궤도 엘리베이터 등을 연구하는 이 조직의 특징은 실패에 개방적이라는 것.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가능한 많은 것을 학습해야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지상 20km의 성층권에 무료 와이파이를 구현해주는 비행풍선 수천개를 띄워 전 세계를 인터넷망으로 연결하는 ‘프로젝트 룬(Project Loon)’. 이 프로젝트는 전 지구촌에 인터넷 사각지대를 없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미국 MIT의 기술 분석 잡지 <테크놀로지리뷰>가 선정한 세상을 바꿀 10대 혁신 기술로 꼽힌 프로젝트 룬은 호주, 브라질, 페루 등지에서 실험을 마치고 2019년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차별화를 넘어 진화를 이끈 서점의 비전
“우리는 고객의 시선에서 최고의 가치를 선사한다.”
이제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에서 다양한 문화콘텐츠와 새로운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며,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그 흐름의 시작이자 중심에는 서적, 음반, DVD 등을 판매하는 숍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기업 츠타야가 있다. 미래의 서점으로 불리는 츠타야 서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서점과는 거리가 멀다. ‘라이프스타일을 팝니다’라는 비전 아래 책을 단순하게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요리를 예로 들면, 요리와 관련된 책이 진열된 공간주변에는 요리 도구와 학습 프로그램 청강권 등을 판매한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고객이 ‘요리 관련 책’만 뒤지는 것이 아니라, ‘요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직접 큐레이션을 받을 수 있게 한 것. 더불어 매장 안 커피숍이나 레스토랑 등 편의시설 어느 곳에나 책을 배치함으로써 여유와 편안함을 주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차별화를 넘어 진화를 이끈 한 기업의 비전은 오늘날 많은 서점의 존재 이유를 바꿔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