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의 선두주자
저압차단기와 전자접촉기를 생산하는 청주1사업장은 스마트팩토리의 가장 선도적 공장으로 꼽히며, 스마트팩토리를 벤치마킹하러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
청주1사업장의 위상은 전국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높은 생산량과 효율성, 수익성으로 우리 회사에서 효자공장으로 손꼽히는 청주1사업장은 사실 애초부터 스마트팩토리를 목표로 한 곳은 아니었다. ‘스마트’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던 20여 년 전, 컨베이어 타입 생산라인에서 사원들이 전체 공정을 수작업으로 직접 부품을 끼우고 조이고 박스를 날랐던 시절에 사원들의 작업환경을 개선하려고 고민했던 결과물이 그 출발이었다.
“사람이 나사를 체결하면 손목에 무리가 갑니다. 한두 개면 모를까 온종일 서서 나사 체결 작업을 하다 보면 손목에 근골격계 질환이 생길 수밖에 없죠. 고민 끝에 나사를 체결하는 공정이라도 한번 자동화를 해보자 했지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어? 생산성도 좋고 품질도 좋네? 직원들도 좋아하네?’ 이런 결과가 나왔어요. 결국 총 30여 개의 공정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하나하나 매년 늘려오게 된 것입니다.” 생산기술팀 진성옥 Senior Manager의 설명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생산 자동화, 공장 운영시스템, 자원관리 시스템, 제품개발, 공급사슬관리 등 다섯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 등급은 또다시 ICT 미적용, 기초수준, 중간1레벨, 중간2레벨, 고도화 이렇게 다섯 등급으로 나누어진다.
지금 청주1사업장은 가장 상위계급인 스마트팩토리의 고도화 수준에 근접해 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200억 원을 투자해 자동화 조립라인 관련 제품 및 솔루션을 개발하고, 시스템구동 환경을 위한 네트워크망 ‘RAPIEnet16’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 부품 공급부터 조립, 시험포장 등 전 라인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이다.
•청주1사업장의 자동화율 100% 생산라인 전경
“스마트팩토리의 가장 모범적 사례로 꼽히는
청주1사업장은 자동화율 100% 생산라인을
구현해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공장을 만나다
청주1사업장의 제품 생산 공정은 현재 부품 자동 공급부터 시작해 자동 조립(부품 삽입, 체결 등), 자동 시험, 검사, 자동 포장(일 개입, 다 개입), 출하용 박스에 적재 순으로 이뤄지는 ‘자동화율 100%생산라인을 구현’해 운영 중이다.
공장 현장을 둘러보자. 옆 사람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요란한 굉음과 북적대는 사람 대신 깔끔하고 조금은 한산한 듯한 느낌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곳저곳을 누비는 무인운반차(AGV)다. 바닥에 깔린 녹색선을 따라 움직이는 AGV는 부품 박스를 실어나르고 빈 박스를 가져가는 역할을 한다. 제품 검사는 비전시스템 로봇이 해결한다. 포장라인은 중량감지센서를 통해 포장의 정확도를 자동으로 검출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마지막 단계인 포장 로봇의 거대한 크기와 정교함은 방문객의 놀라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저압차단기 제조 공정의 흐름은 총 8단계다. 생산라인에서 필요한 부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시작으로 부품 공급, 부품 공급용 빈 박스 회수, 라인에서의 생산활동, 시험 및 검사, 완제품 운반, 완제품 포장, 출하용 팔레트에 적재하는 것으로 마친다. 일반라인에서라면 부품 부족을 사람이 판단하고 핸드팔레트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공급하며, 생산활동도 수작업 또는 기계와 혼합작업으로 해야 한다. 시험 및 검사 역시 수작업으로 검사하고 판단하며, 완제품은 다시 핸드팔레트를 이용해 이동한다. 포장과 적재 또한 사람의 몫이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이 스마트팩토리에서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생산라인에서의 부품 부족 정보는 부품창고의 중앙관제PC에 전달되고, 중앙PC에서는 AGV를 호출해 해당 부품을 자동으로 적재한 뒤 해당라인에 공급한다. 그렇게 부품을 공급한 뒤 남겨진 빈 박스는 다시 자동으로 적재해 배출한다. AGV로부터 공급받은 부품을 활용해 첫 공정부터 마지막 공정까지 자동으로 부품을 조립·삽입·체결해 생산한다.
시험·검사공정 역시 비전시스템 로봇이 7초면 검사를 완료한다. 완제품은 자동으로 박스에 차곡차곡 쌓이고, 그 완제품에 대한 정보는 중앙PC에 연결되어 AGV가 포장라인으로 운반하면 포장라인에서는 1개입 포장과 다개입 포장을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후 다관절 로봇을 활용해 출하용 팔레트와 트라이얼 박스에 적재함으로써 마무리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생산라인에서 부품 필요 정보 전달부터 생산한 완제품을 출하용 팔레트에 적재하는 것까지 전 공정이 자동화율 100%로 운영된다.
진성옥 Senior Manager_생산기술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
이 과정에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ICT를 이용한 빅데이터 수집이다.
“과거에는 라인의 비가동 현황을 파악하려면 생산기술팀 4~5명 정도가 몇 개 공정씩 맡아서 기계가 몇 번이 서는지, 고장이 얼마나 발생이 되는지, 공정수별로, 시간대별로 온종일 지켜보며 바를 정(正)자를 써서 기록하며 파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실시간으로 자동집계되어 패턴을 분석하고, 불량률이 낮은 조건에 라인을 맞추면서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건의 품질까지도 사전에 요구·관리할 수 있게된 겁니다.”
더불어 배선용 차단기의 Gap 조정공정과 과전류 시험공정을 빅데이터로 피드백을 제어하고, 전자접촉기의 소음 검사공정 역시 빅데이터를 활용해 최적 시험 조건으로 설정하는 프로젝트를 LS글로벌과 연구소의 DT센터의 지원을 받아 개선하고 있다.
문제점이 개선되면 당연히 생산성이 달라진다. 현재 청주1사업장의 포장라인 평균 공정 시간(Tact Time)은 1초, 월 생산 능력(Capacity)은 492,660개(8시간 85% 효율)를 자랑한다. 불량률 역시 과거에는 백만 개 중 340~350개가 났다면 지금은 백만 개 중에 8개 정도다. 모델 체인지 시간 역시 QR코드 스캐닝으로 간단하게 처리해 제로를 기록하고 있으며, 에너지 사용량도 60% 이상 절감되면서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우리 사업장의 가장 큰 강점은 스마트팩토리의 생산라인을 외부에서 사오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직접 제작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이디어를 내고 구상해서 ‘이런 걸 만들어보자’, ‘설계를 해보자’ 하면 내부 전문가들이 시도하는 거지요. 외부에서 설비를 구입하면 직접 제작보다 50% 이상 비용이 더 들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AS나 신속한 대응이 어렵죠. 하지만 생산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우리들이 직접 맞춤형 설비를 만드니 당연히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출 수 있죠. 이러한 방식은 조직적 전문 인력 육성을 통해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입니다.” 모터제어기제조팀 유욱근 Senior Manager가 자신 있게 덧붙인다.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직원 간 소통과 융합은 스마트팩토리를 완성하기 위한 가장 핵심 사안이라고 말하는 청주1사업장.
2019년도에는 생산 수량이 많은 저압기기 중·소용량 라인 8개를 추가로 자동화율 100% 라인으로 만들고, 생산 수량이 적은 대용량 라인이나 특수라인은 자동화율을 85% 수준으로 구축할 예정다. 현재 자동화율 100% 라인에 IoT/IoS를 기반으로 한 CPS를 접목해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라인을 완성하겠다는 이들의 원대한 목표 앞에는 거칠 것이 없어 보인다.
유욱근 Senior Manager_모터제어기제조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