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넣으면 인텔리전스가 나온다?!
얼굴이 곧 신분증이다. 은행에 들어서는 순간, 안면인식 카메라가 식별한 신원을 데스크에 곧장 전달한다. 동시에 빅데이터는 방문 동기를 신속하게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 덕분에 고객은 자리에 앉자마자 맞춤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데이터·알고리즘·인공지능의 삼위일체인 데이터 인텔리전스가 창조한 멋진 신세계다. 방대한 양의 정보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성향과 관심사를 분석하고 파악하는 이 소프트웨어는 놀랍게도 그간 인류의 고유한 영역이었던 의사결정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내고 있다. 실제로한 연구에 의하면 데이터의 판단에 따라 경영하는 기업이 경쟁사보다 생산성은 5%, 이윤에선 6%가량 앞서는 걸로 드러났다. 최근 IT를 비롯해 금융, 공공, 의료, 물류, 패션, 미용,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에서 주목하는 이유다. 따라서 앞으로의 세상은 데이터 인텔리전스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은 기업과 국가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준이자 마땅히 흘러가야 할 트렌드 방향으로 자리매김할 터이다.
소비자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최적의 서비스
데이터 인텔리전스가 몰고 온 변화의 바람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대표적 분야는 바로 화장품업계다. 스마트폰 셀카 사진에 900여 개 립스틱과 아이섀도를 가상으로 테스트해 원하는 컬러를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메이크업 시뮬레이션은 아모레퍼시픽과 삼성전자의 협업 작품이다. 이 같은 서비스는 일본에도 있다. 시세이도의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스킨케어 시스템 옵튠(Optune)은 사용자의 피부 상태와 기분, 날씨 등의 조건을 고려해 최적의 기초 화장품 조합을 추천한다. 유통·물류 부문에서 혁신을 일으킨 선두주자인 미국 아마존은 소비자의 구매 이력과 제품 선호도,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의상을 추천하는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행한 바 있다. 또한 입은 옷을 촬영하면 객관적 수치를 통해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확인해주는 인공지능 카메라, 에코 룩(Echo Look)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평안보험은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통해 퍼스널 보험·대출상품을 권한다. 안면인식 카메라 앞에서 대출자가 상담 직원과 대화를 나누면 기록한 답변과 행동을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이 분석해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 원리다. 이때 면대면 거래처럼 상담 결과에 따라 금리가 달라진다는 게 재미있다.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건 결국 인간의 몫
그런데 완벽해 보이는 데이터 인텔리전스 역시 맹점은 있다. 우선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개체인 데이터는 사람이 관찰한 현상이나 사건을 모은 결과물이기에 완전히 객관화하긴 어렵다. 자칫 사적인 동기나 목적, 이념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니 수집·보관한 인물과 관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필수다. 또한 효율적 판단은 가능하지만, 통찰력을 이끌어내진 못한다. 데이터에서 정보-지식-지혜의 단계를 거쳐 가치나 의미를 발견하는 존재는 오로지 인간뿐이다. 기업과 국가가 발전을 도모하려면 단순한 지식 축적에서 벗어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인재 교육에 집중해야하는 까닭이다. 마지막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온라인 데이터엔 국경이 없으니 이용 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국제적으로 합의한 공동의 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편리도 소비자가 보호받아야 할 권리보다 우선시될 수 없다.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은 기업과 국가의 성패를 가름하는 기준이자
마땅히 흘러가야 할 트렌드 방향으로 자리매김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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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데이터가 세상을 바꾼다?
데이터 인텔리전스 키워드 -
# 결정은 데이터에 맡겨주세요 _ 데시전(Dacision)
이제 세상은 데시전으로 통한다. 데이터(Data)와 디시전(Decision, 결정)이 결합해 만들어낸 이 신조어는 말 그대로 데이터가 하는 의사결정이다. 방대한양의 정보와 인지·식별 기능, 알고리즘 분석 기술, 인공지능 등이 판단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 규제 기준 대응하는 창 _ 레그 테크(Reg Tech)금융, 보안 등의 까다로운 규제 기준에 맞춰 데이터 체계를 갖추는 수단이 등장했다. 바로 규제(Regulation)에 대응하는 기술(Technology)이라는 의미의 레그 테크다. 이 첨단기술은 차세대 데이터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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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의 그물, 범죄의 그늘을 몰아내다 _ 톈왕(天網)
지난 2015년부터 중국 공안당국이 구축한 실시간 영상 감시시스템인 톈왕은 데이터 인텔리전스의 극치를 보여주며 세계적 화두로 떠올랐다. 하늘의 그물이라는 뜻의 이 시스템은 단 0.1초 만에 1만 명의 얼굴을 인식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