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electric)가
이름을 가지기까지

처음 전기를 발견하고 전기의 물리적 현상을 설명한 이는 누구일까? 기록상으로는 고대 그리스 과학자 탈레스가 처음 전기의 성질 중 하나인 자성을 발견했다고 한다. 기원전 600년경 탈레스는 호박(琥珀)을 고양이 털에 문지르면 일종의 자성이라는 것이 생기며, 이 자성은 가벼운 물체를 끌어올린다는 관찰 일지를 남겼다. 그러나 ‘탈레스가 전기를 발견했다’고는 볼 수 없는데 그는 자성을 호박이 가진 성질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이후 1600년 잉글랜드 과학자였던 윌리엄 길버트가 자성은 호박의 성질이 아닌 물리적 운동이라는 사실과 전기의 총체인 전하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 그는 이 실험을 기념하기 위해 자신이 발견한 물리적 운동에 엘렉트론(ἤλεκτρον)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엘렉트론은 고대 그리스어로 호박(琥珀)이라는 뜻이다. 후에 엘렉트론은 영어 단어 전기(electric)의 어원이 되었다.

번개를 집 안으로
초대한 사람들

프로메테우스가 올림포스의 불덩이를 훔쳐다 인류에게 전해주었고, 그 불로 인해 인류 문명이 시작되었다는 신화를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기만큼 인류 문명을 만들어 낸 에너지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인류에게 산업 문명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를 가져다준 것일까?
전기의 출처는 고대 이집트로부터 시작된다. 문헌에 따르며 나일강에는 전기 물고기가 살았는데 이집트인들은 이 물고기를 ‘나일강의 수호자’라고 부르며 통풍이나 두통을 앓는 환자들에게 충격 요법으로 사용하곤 했다고 한다.
연을 띄워 그 줄에 열쇠를 달아 양전하와 음전하의 존재를 밝힌 벤저민 프랭클린과 전구를 개발한 에디슨이 인류에게 전기를 가져다주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루이지 갈바니와 알레산드로 볼타에게 빚을 지고 있다. 갈바니는 죽은 개구리에 전기적인 자극을 주면 신체에 흐르고 있는 전류가 반응한다는 이론을 가지고 있었는데 볼타는 그의 실험에서 영감을 얻어 아연과 구리를 이용해 ‘볼타 전지’라고 하는 전지를 만들었다. 전지는 전류를 끊기지 않고 발생시킬 수 있었고 산업 현장에서 전기를 동력원으로 삼을 수 있게 했다. 후에 그의 이름을 빌려 전압의 단위인 V(볼트)로 지정하기도 했다. 갈바니의 이론은 당시에 인정받지 못했지만, 후에 생물전기는 사실로 밝혀졌고 의료계에 큰 패러다임을 일으켰다.

IF 전기가 없다면?

전기가 끊긴다면 우리가 타고 있던 운송 수단이 추락하거나 같은 자리를 빙빙 돌 것이고 몇 시간이 되지 않아 모든 통신 기관이 마비될 것이다. 열흘이 지나면 모든 국가와 경제가 엉망진창이 되고 석 달이 되면 인구가 절반으로 줄 것이다. 학자들은 전기가 없는 현상을 인류가 받아들이기까지 적어도 10년은 필요하다고 말한다. 휴대 전화로 지도를 보고 알람을 받으며 냉장고에서 식품을 꺼내 먹는 우리가 10년을 버틸 수 있을까?
그러나 생태계를 포함해 전기가 사라진다면 더 끔찍한 일이 발생한다. 먼저 우주의 중력이 사라져 블랙홀이 생겨날 것이다. 빛과 어둠, 시간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암흑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느낄 새도 없이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의 결합체, 전자기력이 사라져 몸이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