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필터링 효과를 통한 장벽 에너지 제어

열전 기술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것은 열전 소재다. 효율이 높은 소재를 찾거나 만들어내는 것이 이 연구의 핵심 과제다. 일반적으로 소재의 열전 효율을 결정하는 파워팩터는 두 물체 사이의 온도 차이에 따른 기전력을 말하는 제백계수와 전기전도도 두 인자 곱으로 표현된다. 그 값이 크면 클수록 열전 효율이 극대화된다. 그리고 두 가지 인자는 에너지를 운반하는 운반자(전자 또는 홀)의 농도에 큰 영향을 받는데, 재료의 운반자 농도가 높을 때는 높은 전기전도도를 갖지만 이때는 대부분 낮은 제백계수의 값을 갖는 반비례적 관계를 보인다. 따라서 열전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제백계수와 전기전도도의 적절한 조절을 통해 최적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며 두 인자의 반비례적 관계를 탈피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에 연구팀에서는 에너지 필터링 효과에 착안했다. 온도차를 보이는 두 물질의 전자 밴드구조 차이에서 생기는 장벽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즉, 에너지 장벽을 제어하여 두 물질 사이에서 움직이는 운반자 중 장벽에너지보다 에너지가 낮은 운반자가 통과하지 못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제백계수나 전기전도도에 큰 영향을 주면서도 에너지 효율과 관련이 없는 운반자가 제외되기 때문에 전기전도도의 큰 감소 없이 제백계수를 증가시킬 수 있게 된다. 두 인자의 반비례적 관계를 없애면서도 제백계수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 몸의 열을 이용한
웨어러블 발전이나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 등
열전 발전 분야에 응용되어
열전 재료와 소자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성 용매 기상 열처리법으로 장벽을 제어

장벽에너지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복합된 물질의 전자밴드 구조가 변화해야 한다. 이때는 보통 재료 자체를 바꾸거나 도핑(다른 물질을 소량 첨가하여 운반자 농도를 바꾸는 방법)을 이용한다. 하지만 문제는 열전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물질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장벽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자연상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연구팀에서는 극성 용매 기상 열처리법(극성을 가진 용매를 기화시켜 증기를 박막에 닿게 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이 방법은 태양전지 분야에서 유기물 전극의 일함수(물질에서 전자를 빼내는 최소에너지) 조절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방법인데, 유기물 재료의 구성 비율을 미세하게 제어하는 방식으로 일함수의 조절이 가능하다. 이를 이용하여 유/무기 복합체인 열전 재료에 고정된 무기물의 일함수와 열처리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유기물의 일함수 차이를 통해 장벽에너지 제어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극성 용매 기상 열처리 시간을 달리하여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poly(3,4-ethylenedioxythiophene) poly sulfonate)와 Bi2Te3 복합체 박막의 장벽에너지를 제어하였고, 각 처리 시간에 따른 제백계수를 측정하여 가장 높은 값을 가지는 구간을 결정해 장벽에너지 최적화에 성공했다. 한편, 극성 용매 처리를 통한 PEDOT:PSS 구조 개선은 운반자 농도의 영향을 최소화해 제백계수가 증가함에도 높은 전기전도도 값을 가지게 되어 열전효율 극대화 방안 마련에 성공했다.

열전 효율 극대화를 위한 방법으로 정착을 기대

열전 기술은 고장 가능성이 적고, 형태 변형이 비교적 자유로우며, 소형화가 가능해 차세대 미래 전력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그러나 열전 재료의 낮은 성능은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였으며, 높은 효율을 보이기 위한 열전 소재 연구에 수많은 연구자가 몰렸다. 이번 연구의 의의는 극성용매 기상 열처리법으로 장벽에너지를 조절하여 열전 성능이 뛰어난 복합체를 발명했다는 데 있다. 이 방법은 향후 열전 복합체 발명에 있어 손쉽게 열-전기 변환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최근 우리 몸의 열을 이용한 웨어러블 발전이나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한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 등 열전 발전 분야에 응용되어 열전 재료와 소자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