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쿵해! 더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언제 술 한잔하자” 혹은 “밥 한번 먹자”는 딱히 할 말이 없거나 순간의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해 흔히 하는 거짓말입니다.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도, 회사에서 동료와 마주칠 때도 습관적으로 건네곤 하죠. 그런데 이 말을 믿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혹은 정말 “언제 밥 사냐?”고 상대가 물어온다면 정말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처럼 의미 없이 건네는 빈말이라면 상대방을 칭찬하는 멘트로 바꿔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 회사의 자랑스러운 영업맨 ‘잘나가’ Manager. 그의 영업 노하우 중 하나는 바로 ‘상대를 심쿵하게 만드는 빈말’입니다. 그는 빈말을 상대방에 대한 예의의 방식으로 생각하죠. 예를 들어 부하직원들에게 ‘역시, OO밖에 없어. 최고야’라는 칭찬 섞인 말을 하거나, 동료들끼리 또는 클라이언트의 옷차림을 칭찬하는 말로 대화를 시작합니다. 이러한 말들은 업무 사기도 높이고, 대화를 한결 부드럽게 시작할 수 있게 만들어주죠.
<화이트 라이로 상대방 마음부터 열어라>라는 책을 쓴 이정숙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는 “하얀 거짓말이 사회적 성공과 직결되는 이유는 인간의 두뇌는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라며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그 말을 거리낌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은 인간관계에서 성공하기 쉽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듣고 싶은 빈말도 너무 남발한다면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 두세요.

처세의 왕, 적당한 거짓 리액션은 필수

직장 생활 속 가장 많이 하는 거짓말은 무엇일까요? 앞선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감하는 척하는 ‘맞장구’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직급별로 유형이 다르다는 것인데, 사원급은 ‘맞장구형’, 대리급은 ‘임시 방편형’, 과장급은 ‘감정형’, 부장 이상의 직급은 ‘빈말형’이 가장 많다고 하네요.
이렇듯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상대의 말에 장단을 맞추거나 분위기를 좋게 하려고 재미없는 농담에도 웃어주는 경우가 생깁니다. 상사의 ‘아재 개그’에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 머뭇거린다면, 분위기가 싸해지는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기 쉽죠. 하지만 그 농담을 건넨 상사는 분명 분위기에 흥을 더하기 위해, 또는 부하직원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 어렵게 꺼냈을 것입니다. 예의 바른 산전인 ‘이액션’ Associate Manager는 그런 상사의 마음을 잘 헤아립니다. 적당한 ‘리액션’은 필수, 혹시 알고 있더라도 모르는 척 ‘센스’를 발휘하죠. 그렇다고 ‘오버’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스피킹 강사 김미경 씨는 개그맨 유재석 씨가 ‘국민 MC’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유를 ‘리액션’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이를 깎아내리며 주는 웃음이 아닌, 상대의 장점을 잘 살려주고 그들의 이야기나 행동에 적절한 반응을 해주는 모습이 사람들로부터 긍정적인 인상을 넘어 존경심까지 들게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많은 이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반응해준다면 상대가 누구라도 그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피그말리온 효과, 하얀 거짓말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거짓말도 때론 희망이 되고 희망이 된 거짓말은 진실보다 더 강하게 상대에게 힘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2006년 중국에서는 골수암에 걸린 8세 소녀를 위한 현대판 <마지막 잎새>가 만들어져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습니다. 아픈 몸으로 먼 여행이 불가능한 소녀의 꿈은 천안문 광장에 가서 국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죠.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2,000여 명의 시민이 합심해 창춘시의 한 대학 운동장을 천안문 광장으로 꾸몄습니다. 이 아름다운 거짓말은 소녀는 물론 전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거짓말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기도 합니다. 평소 부하직원의 장점을 잘 파악해 칭찬하고, 부족한 점을 응원해주는 ‘자상한’ senior Manager. 그는 부하직원의 실수를 나무라기보다는 그가 한 노력을 칭찬해 잠재력을 이끌어냅니다. “자네가 쓴 기획안은 아직 부족한 점이 있지만 잠재력이 충분해, 조금만 더 고민한다면 훌륭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겠어”, “말투가 조금 느리다고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나는 그런 모습이 신중해 보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해”라며 격려해주는 것. 이 같은 말은 정말 누군가를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로 만들고, 사람을 끄는 매력적인 사람으로 변화시킬 마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람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이러한 거짓말은 교육 현장에서도 자주사용되는데, 이를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으로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합니다. 용기를 북돋아 주고, 그가 가진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하얀 거짓말. 참 매력적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