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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미국 최대 스포츠 채널 ESPN은 로버트 에드워드 옥션 경매에 등장한 와그너 T206 야구 카드가 한화로 약 19억 원에 낙찰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네 면 중 세 면이 잘리고 접힌 자국까지 선명한 카드인데 말이죠! 이처럼 스포츠 카드는 종종 엄청난 가격에 낙찰되며 일반인들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기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 순수하게 스포츠 카드의 매력에 빠져 수집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고 해요. 조금은 낯선 스포츠 카드 수집의 세계, 이들에게 한번 들어보았습니다.
1990년대부터 NBA 농구 카드를 수집하기 시작해 중간에 야구, 골프, 축구 카드를 수집하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농구 카드만 수집하고 있습니다. 신인일 때 발행된 카드(RC 표기가 있는 루키카드)와 과거에 은퇴한 선수들의 카드를 주로 수집하고, 5만여 장의 카드 중 90% 이상이 농구 카드예요.
저도 중간에 농구, 축구 카드에도 관심을 가진 적이 있지만 현재 야구 카드만 수집하고 있어요. 뉴욕 양키즈의 선수들과 박찬호, 류현진, 추신수 등의 한국인 선수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칼 립켄 주니어의 카드들을 주로 모아요.
세계 최초의 스포츠 카드는 1887년 미국의 한 담배 회사가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경품으로 발행한 프로 야구 카드입니다. 그 후 25년간 여러 담배 회사에서 야구 카드를 발행했고, 1909년부터는 껌, 캔디, 과자 회사들도 야구 카드를 발행했는데, 이때부터 어린이들 사이에서 스포츠 카드 수집 붐이 일기 시작했어요. 이후 확산되어 MLB(프로 야구), NBA(프로 농구), NFL(미식축구), NHL(아이스하키) 등 인기 프로 스포츠 카드가 매년 발행되고 있고, 이 외에도 WWE(프로 레슬링), F1(레이싱), EPL(프로 축구), 마블 코믹스 등 다양한 카드가 발행되고 있답니다.
일단 과거부터 현재까지 좋아하는 선수의 모든 루키카드를 수집하는 것이 원칙이고요. 순수한 수집일 뿐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형 그대로 보존해 나가는 것인데요, 종이이다 보니 변질이 쉬워 어둡고 습도가 낮은 곳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제습제도 주기적으로 교체해 주고요. 가장 오래된 카드가 1990년에 발행된 카드인데 앞으로도 30년 이상 잘 관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 역시 스포츠 카드 수집은 투자가 아닌 소비 행위라는 원칙을 갖고 있어요. 순수하게 제가 좋아하는 팀인 뉴욕 양키즈와 관련된 카드들을 수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실행하고 있죠. 향후 제 방에 저만의 작은 ‘명예의 전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1996년 프로 데뷔 후 2016년 은퇴까지, 20년 동안 LA 레이커스에서만 슈팅 가드로 활약한 전설입니다. 역대 최고의 NBA 선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선수로, 2020년 1월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딸과 함께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카드는 2000년대 초반에 발행된 친필 사인 카드이고, 현재는 고인이 되어 더 이상 친필 사인 카드는 발행될 수 없습니다.
르브론 제임스는 2003년 NBA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되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라는 마이클 조던과 비견되고 있습니다. 현재 39살임에도 불구하고 매일매일 신기록을 세워 나가고 있습니다. 이 카드는 25장 발행된 한정 카드인데, 아쉽게도 르브론 제임스의 등번호 23번에 1 부족한 22/25 카드입니다. 해당 선수의 사인 카드도 특정 회사와의 독점 계약으로 인해 2000년 중반 이후부터는 발행되지 않습니다.
래리 존슨은 1991년 NBA 드래프트 전체 순위 1번으로 샬럿 호네츠에 선발되어 신생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발되었으며, 1990년대 초중반에 걸쳐 해당 팀의 전성기를 만들어 간 선수입니다. 복서 출신다운 거대한 근육질 몸집에서 나오는 덩크슛을 보고 매료되었죠. 이 카드는 일정 수량의 카드팩을 미국에 발송해야만 랜덤으로 친필 사인이 된 카드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이 카드 또한 제조사가 타사에 매각되어 발행되지 않는 희귀 카드입니다.
제 영원한 영웅 박찬호 선수의 친필 사인 카드입니다. 아쉽게도 박찬호 선수의 경우 메이저리그 시절 모습이 나온 친필 사인 카드는 정말 희소하여 구하지 못했고, 선수 말년 일본 프로 야구에 진출했던 당시에 발매된 야구 카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뉴욕 양키즈를 이끌었던 세 선수의 친필 사인이 모두 담긴 카드입니다. 뉴욕 양키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들이 이 카드에 순서대로 사인을 했을 상상을 하는 것도 재미있고, 뉴욕 양키즈의 전성기가 작은 카드 한 장에 담긴 느낌이 살아 있어 좋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외야수, 홈런 타자들로 손꼽히는 행크 에런과 켄 그리피 주니어가 동시에 서명을 한 카드입니다. 이 카드 한 장에 도합 1,385개의 홈런의 역사가 담겨 있어서 볼 때마다 흐뭇하고, 제가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스포츠 카드 수집은 대부분 국내 오프라인 숍이나 온라인 거래로 이루어지지만, 원하는 카드를 구하기 위해 이베이(EBAY)를 통한 경매를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판매자 대부분이 미국 또는 캐나다에 사는 사람들이라 시차로 인해 밤을 새워가며 경매에 참여하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실패하면 아쉽지만, 낙찰이 되면 정말 짜릿합니다.
저는 중학생 때 칼 립켄 주니어 선수의 친필 사인 카드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에서 송금을 한 적이 있는데요. 중학생이 보내기엔 큰돈이라 은행 직원분들이 놀라던 기억이 납니다. 또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에 대한 지식이 쌓이다 보니, 업무적으로 외국인(특히 미국인)을 만날 때 관련 대화를 하며 인간적인 교감을 나눈 적도 있습니다.
스포츠 카드 구매 방법은 불특정한 카드를 얻을 수 있는 방법과 특정한 카드를 지정하여 구매할 수 있는 방법으로 나뉩니다. 전자를 ‘Pack Break’ 또는 ‘Box Break’라 지칭하며, 무엇을 얻을지 모르는 재미가 있는 반면, 소비 금액 대비 얻는 카드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 단점입니다. 후자는 ‘Single Card 구매’라 칭하며, 소비한 금액에 비례하는 카드를 구매할 수 있어 경제적인 방법이나, 어떤 카드를 얻을 수 있을지 기대하는 흥미는 없는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처음에는 불특정한 카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하여 다양한 카드들은 경험해 본 후, 본인이 어떤 취향인지를 알아가면서 특정한 카드를 지정하여 구매하여 수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Pack Break 또는 Box Break는 한국에 있는 오프라인 숍에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하며, Single Card 구매는 네이버의 스포츠 카드 카페의 장터나 이베이를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Single Card 구매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자의 신용 확인, 그리고 카드 보관 상태 확인입니다. 네이버 카페 또는 이베이에서 판매 이력이 많고 평판이 좋은 판매자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좋고, 카드 보관 상태에 대해서도 판매자와 충분히 이야기 나눈 후 구매해야 합니다.
오래되어 잘 기억이 안 나네요.(웃음) 스포츠 카드 숍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우리 회사 직원이 있다고 들었던 것 같아요. 국내에 스포츠 카드 수집가가 1만 명이 안 된다고 하던데, 그중 한 명이 같은 회사 직원이라니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어요.
음, 제 기억엔 안호영 매니저님이 저희 사업부 선배님들과 과거에 같은 사업부였던 시절이 있어서 우연히 자리를 같이했을 때 서로의 취미를 알게 되었던 것 같은데…(웃음) 아무튼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금세 친해질 수 있었어요.
미국의 도시마다 열리는 카드 쇼에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미국 수집가들의 카드를 직접 보고 트레이드를 통해 원하는 카드를 구하기 위해서죠.
언젠가 야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 베이브 루스의 친필 사인 카드를 소장하고 싶습니다. 최신 중형차 값이라 사기는 어려울 것 같고, Pack Break를 통해 얻는 것이 꿈입니다.
안호영, 정한결 매니저의 깊고 뜨거운 스포츠 카드 수집 이야기, 어떠셨나요? 무언가를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소중하게 간직한다는 것. 그것만큼 우리에게 행복감을 주는 행위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좋아하시나요? 또 무엇을 간직하고 계신가요?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나씩 하나씩 쌓아 나가 보세요. 내 방이든, 내 마음속이든, 나만의 온라인 공간이든, 그 어디든 좋아요. 마치 오랜 친구처럼 여러분을 웃음 짓게 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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