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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O 인터뷰

미래 전력산업을 선도하는
LS ELECTRIC의 도전과 미래

서장철 CTO 인터뷰

이번 호에서는 신년을 맞아 LS ELECTRIC 서장철 CTO와 나눈 좌담 내용을 전합니다.
수요 증가에 따라 전력 인프라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전력망 시장의 변화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기술 전략, R&D에 대한 생각 등을 들어보았습니다.

Q1. 최근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고 할 만큼
초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AI와 전기차의 확산, 신재생에너지 보급, 노후전력망 교체 등이
맞물리면서 대규모 수주와 주문이 이어지고 있는데, CTO 입장에서는 이러한 최근의
호황세를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서장철 CTO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전기화 기반 전력 수요 증가, 분산 자원 확대 수용 등을 위해 전력망 인프라의 대규모 확충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최근 2~3년 간은 송전기기 발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운송, 난방 부문의 전기화와 소규모 분산 자원 연계가 주로 배전단에서 발생하는 만큼 배전 분야로도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 송변전은 물론 배전 분야까지 아우르고 있는 LS ELECTRIC에 기회가 집중될 것으로 봅니다. 배전기기와 시스템뿐만 아니라 마이크로그리드, 유연성 자원인 ESS, DC 배전설비, VPP(Virtual Power Plant; 가상발전소) 및 신재생발전 사업,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 기회가 창출되고 있어 창사 이래 최고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데이터 센터와 관련해서도 글로벌 시장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핵심 제품 및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회사는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 높은 신뢰성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 글로벌 시장을 리딩하기 위해 Eco, Efficient, Digital, K-Electric의 가치를 담은 통합 브랜드 ‘Beyond X’를 런칭했습니다. ‘Beyond X’는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서 글로벌 Top Tier로 도약하기 위한 약속, 탁월한 기술력과 고객맞춤 솔루션으로 세계를 공략하겠다는 목표, 급변하는 시장에서 빠르게 대응하고 도전하는 진취적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최고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고, 회사 차원에서도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CTO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철저히 준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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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2.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AI 데이터 센터 확산에 따른 대용량 전력 확보 등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계통 운영 난이도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과제로 떠올랐는데요.
전력계통의 ‘양적’ 보강이 어려운 현실을 HVDC, FACTS 등을 활용한 ‘질적’ 보강으로 만회하는 ‘자율 운영’ 전력망 기술과 빠른 고장 복구를 위한 ‘복원력’ 확보 기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LS ELECTRIC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서장철 CTO

최근 전력계통은 분산 에너지 자원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고도의 기술적 설비들이 도입되면서 변동성과 복잡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HVDC와 STATCOM 등은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필수적이지만, 동작 원리와 모델링 방법이 기존 동기 발전기* 기반의 전력계통과는 상이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방법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복잡성과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전력계통은 ’차세대 그리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차세대 그리드는 더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복잡한 상호작용을 분석하며,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여 복원력을 가진 모습이어야 하는데 여기에 필수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것이 인공지능 기술입니다.

LS ELECTRIC은 발전, 송배전, 변전 그리고 수용가에 이르는 전력계통의 모든 단계에서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털 솔루션 기업입니다. 특히 EMS(Energy Management System),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및 AMS(Asset Management System)와 같은 기술을 통해 실시간 감시, 진단, 원격 제어 분야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들은 신뢰성 높은 실시간 계통 데이터를 취득할 수 있는 기반이며, 인공지능 기술과 연계하여 더욱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당사의 강점인 기기 및 시스템의 Smart화를 통해 다양한 실시간 데이터를 취득하고 IT 기술과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진단 및 자산관리, 신재생 발전량 예측, 스마트 에너지 관리 등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며 고객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솔루션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정한 속도로 일정한 주파수의 교류 전압을 생성하는 발전기로, 대부분의 교류발전기가 동기발전기이다. HVDC와 FACTS는 전력전자 기반의 기기로 동기발전기와는 설비 제어 특성이 달라서 동기발전기와 특성 충돌로 전력계통 안정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장철 CTO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그리드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의 적용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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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3. 미래 전력계통에서는 DC 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국내 DC 기술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DC 기술이 어느 수준까지 국내 계통에
적용될 것으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서장철 CTO

국내외적으로 DC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 표준이 미비한 상태로 기술개발과 실증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입니다. DC 계통에 적합한 기기 개발과 보호/제어 기술이 확립되어야 하고, 전력산업의 특성상 높은 신뢰성과 장기 내구성이 검증돼야 합니다. DC의 기술적 효용성을 충분히 활용해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는 분야인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공급, 전기차 충전 인프라, DC 빌딩/데이터 센터/공장, 에너지 자립섬 등을 중심으로 DC 기술이 우선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기술적 성숙과 함께 다양한 사업모델 개발을 통해 점차 확산될 것입니다.

우리 회사는 DC 차단기 및 개폐기 분야의 글로벌 Top Tier로, 관련 사업을 통해 1,2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한 차세대 Smart DC 배전의 핵심 기기인 반도체 차단기, 반도체 변압기 등을 개발하여 다양한 실계통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출범한 K-DC 얼라이언스*에도 적극 참여하여 기술개발과 국제표준 등을 위해 공동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제안으로 정부/지자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정출연/대학 등이 참여하여 ‘에너지의 미래, DC 사회의 길을 열다’라는 비전 아래, 세계 최고 DC 기술 확보, DC 활성화 정책 지원, DC 인프라 기반 강화를 목표로 한 정책 지원, 기술협력, 국제 교류 등 DC 활성화를 추진하기 위한 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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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4. 기업 입장에서 기술개발을 하며 가장 부담스러운 것이, 기술은 많이 개발했지만
이를 활용한 수익 창출은 부진한 ‘스웨디시 패러독스(스웨덴의 역설)’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을 들여 개발한 기술이 기술의 성숙도, 시장의 성숙도, 소비자의 기호 등에 따라
빛을 발할 수도, 그냥 캐비넷에 보관될 수도 있는 게 R&D 현장인데요.
R&D 파트 입장에서 스웨디시 패러독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장철 CTO

기업의 R&D는 당연히 성과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만, R&D 투자가 사업적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변수가 개입되곤 합니다. LS ELECTRIC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신제품 매출 비중 및 영업이익률, 완료과제 매출 달성률, R&D 자원의 육성사업 집중도 등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빠르게 개발하고 출시하여 시장과 고객의 반응에 따라 목표를 변경하는 무빙 타깃 및 애자일 개발방식을 적극 적용하고 있습니다. R&D Speed를 높이기 위해 우리 회사는 전략적으로 공통기반기술을 육성하고 있는데요. 여러 제품에 필요한 공통기반기술에 대한 전문조직을 구성하여 기술 역량을 높이고, 공통기술을 모듈화하여 제품개발부서에 제공함으로써 제품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R&D 데이터의 자산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R&D에 성공했든 실패했든 간에 연구 활동을 구조화되고 정리된 데이터로 축적한다면, 다음 R&D를 진행할 때 이를 활용하여 성공 확률 및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연구 활동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Data Driven R&D Management 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습니다.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 미래가치를 높이는 것이 R&D의 역할인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방법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Q5. 2024년 CES의 화두는 ‘Human Security Technology’였고,
2025년도 CES의 주제는 ‘Dive In’이며, 인공지능(AI)이 최대 화두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서 향후 미래시장을 위해 현재 연구개발 중인 기술에 대해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서장철 CTO

인공지능을 활용한 솔루션을 개발하는 영역,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시장을 확대/개척하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의 대표적인 솔루션으로는 진단 및 자산관리가 있습니다. 전력설비에 대한 정확한 상태평가 분석, 잔여수명 예측, 유지보수 및 투자 계획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전력 인프라 제조기업의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LS ELECTRIC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전력설비 자산의 고장률, 잔여수명, 교체주기와 같은 물리적 성능을 진단하고, 경제적 평가를 토대로 유지보수, 교체여부 등 우선순위를 도출하여, 최적의 투자계획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로는 초전도 전력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AI 데이터 센터는 대용량, 고효율, 고도화된 보호 신뢰성이 요구되는 시장인데요. 초전도 전력시스템은 초전도 전류제한기와 초전도 케이블로 구성되며, 낮은 전압 레벨에서 대용량의 전력을 보낼 수 있어 발전원으로부터 직접 데이터 센터까지 손실 없이 대용량 송전이 가능하고,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한 계통에 사고 발생 시 초전도 전류제한기가 고장전류를 획기적으로 저감 시켜 신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LS전선과 협력하여 초전도 전력시스템의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솔루션은 ‘CES 혁신상 2025’에서 인간안보(Product in support of Human Security)와 스마트시티(Smart Cities) 등 2개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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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6. 정부의 규제도 기업의 R&D를 제약하는 하나의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기업의 R&D 혁신을 위해 규제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서장철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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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시스템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전력산업에서는 지난 100년의 변화보다 더 크고 다양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의 사업모델과는 다른 사업모델이 등장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 위주의 기업 정책은 신사업 성장의 저해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에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시스템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여 신사업의 출현을 촉진해야 할 것입니다.

R&D 세액공제 확대를 통해 대기업이 R&D에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고, 그 기반이 된 것은 결국 기술입니다. R&D는 기업과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수단이며, 기업의 R&D 투자 의지가 위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세 감면 등의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Q7. 비슷한 맥락에서 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여러 정부 부처에서
기업을 비롯해 대학, 출연연 등 다양한 대상에 R&D를 지원하고 있으나
지원의 효율성, 목적성, 성공가능성 측면에서 여전히 아쉽다는 얘기들이 나오는데요.
변화하는 제조업 특성과 전력 인프라라는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현행 정부의
R&D 관리체계는 어떠하며, 만약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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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철 CTO

우리나라의 R&D 성공률은 90%가 넘습니다. 성공할 수 있는 과제만 한다는 뜻이지요. 연구자들이 모험적인 과제에 도전할 수 있도록, 추격형 R&D에서 선도형 R&D로의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정부의 지속적인 R&D 투자가 민간 활동을 촉진하고 기업현장의 R&D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연결고리가 미흡하다고 보는데요. 때문에 2021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민간R&D협의체’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탄소중립, 4차 산업혁명 등 기술적이고 도전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민관 연구개발 협력을 통한 기술혁신이 필수적입니다. ‘민간R&D협의체’는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상시적 협업체계를 통해 산업계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반영한 R&D 과제를 발굴하고, 정책·제도에 대한 개선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는 등 민관 협력과 국가 연구개발의 질적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정부와 산업계가 혁신 기술을 함께 발굴하고 기술-정책-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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