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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테크 이슈

#탄소중립 정책
탄소중립을 위한 새로운 방안

윤석열 정부의 탄소·에너지 정책의 밑그림이 공개됐습니다. 탄소중립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되,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원자력발전 (이하 원전)을 포함시켜 신재생 에너지 발전과 조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핵심인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탄소중립 목표 유지

우리나라는 지난 2020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8년보다 40% 줄이고, 2050년엔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목표인데요. 윤석열 정부 역시 이 목표를 유지합니다. 이를 위해 탄소배출권 제삼자 시장 참여* 확대, ESG 경영 연계, 녹색금융* 본격화 등 기존 정책을 계승하여 발전시키기로 했으며, 위장환경주의*를 막기 위한 검증 방침도 세웠습니다.

*탄소배출권 제삼자 시장 참여: 탄소 배출 관련 기업만 탄소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 10월부터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증권사)도 탄소배출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됨.
*녹색금융: 녹색산업을 지원하는 금융, 기업의 탄소중립 활동을 유도하는 금융, 기업의 탄소배출권 거래를 돕는 금융 등을 일컬음.
*위장환경주의: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은데 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것. ‘그린워싱’이라고도 함.

국가별 2030년 탄소중립 목표

국가별 넷제로(탄소배출량 0) 목표 시기

#원자력발전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조금 다른 노선을 택했습니다. 재생 에너지에 원전을 추가해 탄소중립 목표 이행의 주요 수단으로 삼겠다고 밝힌 것이죠. 이를 위해 8월까지 원전을 녹색경제 활동을 의미하는 K-그린 택소노미에 포함시키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12월 수립될 전력수급계획에 반영하기로 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 중이라고 해요.

#5대 정책 방향성

더불어 ①재생 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를 포함한 ‘탄소·에너지 5대 정책 방향’을 발표했는데요. ②녹색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체계의 고도화와 탄소중립형 신성장동력 창출, ③녹색금융 본격화, ④주요국과의 ‘기후에너지동맹’과 글로벌 협력 체제 강화, ⑤탄소중립-녹색성장 거버넌스의 전략적 재구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탄소중립이란 목표를 공유하면서 그 수단은 더욱 과학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완하여 2050년까지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힌 이번 정부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분산 에너지
우리 동네에서 만들어지는 전기 에너지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재생 에너지 발전소의 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현 에너지 시스템을 친환경 에너지에 걸맞게 재편하는 일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 각국이 도입하려는 것이 바로 분산 에너지예요. 우리나라 정부도 2040년까지 분산 에너지의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죠. 분산 에너지가 필요한 이유와 앞으로의 해결 과제를 짚어 봤어요.

#중앙집중형

분산 에너지란 전통적인 중앙집중형 전력 수급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시스템을 말해요. 왜 수요지 인근에서 에너지를 수급하고자 하는 걸까요?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발전소와 송전선로 건설에 큰 비용이 들고, 입지 선정 문제로 사회적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현재 전력 시스템은 해안가 등에 대규모 화력 발전소를 지은 후 긴 송전선로를 통해 전국 각지로 전기를 공급하는 중앙집중형 시스템인데요. 이 송전선로를 잇기 위해선 곳곳에 송전탑을 설치해야 해요. 한전이 관련 건설 계획을 밝힐 때마다 인근의 주민들은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와 소음, 진동 등으로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며 반발하고 있어요. 일례로 2018년 당진화력과 신송산을 잇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이 주민 반발로 여전히 보류 중이에요.

#분산형

전력 소비가 집중된 곳은 수도권인데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 특정 지역에만 희생을 강요할 순 없겠죠?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분산 에너지예요. 전기사업법은 분산 에너지를 ‘전력 수요의 지역 인근에 설치하여 송전선로의 건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40MW 이하의 발전설비 혹은 500MW 이하의 집단 에너지, 구역전기, 자가용 발전설비’로 규정하고 있어요. 분산 에너지를 통해 대규모 발전소나 송전시설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중앙집중형을 탈피하기 때문에 중앙계통에서 발생한 문제가 대규모 정전 사태와 같은 광역적인 피해로 이어지는 일을 막을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분산 에너지는 친환경적이에요. 에너지 시스템을 재구성하려는 가장 큰 취지는 화력 발전소를 기반으로 한 중앙집중형 시스템으로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이 때문에 분산 에너지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와 결합하는 추세예요.

#과제

그런데 분산 에너지를 도입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어요. 재생 에너지의 변동성 문제예요.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필요한 전력을 제때 생산하기가 어려워요. 이 변동성 때문에 아직은 중앙계통과의 융합이 필요한데요. 기본 수요 전력은 중앙계통에서 공급하고, 여기에 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추가 공급되는 구조라 종종 초과 발전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초과 발전이 일어나면 송배전망에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강제로 발전을 중단하는 출력 제어 조치가 필요한데요. 중앙계통의 화력 발전소는 재가동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출력 제어는 재생 발전소에 우선적으로 내려지고 있죠. 문제는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중앙계통과는 달리 분산 에너지는 민간에 의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중앙계통과 같은 방식으로는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이에요.

다행히 지난해 정부가 ‘분산 에너지 활성화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대안을 밝혀 둔 상황인데요. 재생 에너지 발전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구축하고, 출력 제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ESS를 구축해 초과 전력을 비전력 에너지로 전환해 사용하는 기술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해요. 또한 소규모로 산재해 있는 분산 에너지 사업자를 관리하기 위해 통합 감독 체계를 마련하고 시장 구조도 재편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스마트 시티
손에 잡히는 미래 도시

수년 전부터 도시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말이 나오고 있죠. UN이 발표한 ‘2020 세계 도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인류의 56.2%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고 해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2050년엔 전 인류의 3분의 2가 도시로 몰릴 수 있다고 하는데요. 교통 혼잡, 구도심의 소멸 등을 막기 위해 전 세계는 스마트 시티를 추진 중이에요. 그렇다면 국내 스마트 시티의 적용은 어느 수준에 이르렀을까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시민 체감형 사례들만 모아봤어요.

#똑똑한 가로등

2021년 6월 기준, 서울시의 인구는 약 974만 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서울시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시티의 70%는 3대 도시 문제인 에너지, 교통, 안전에 집중하고 있고, 서울시 역시 이를 중점으로 스마트 시티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요. 그중 눈에 띄는 정책은 2020년부터 시작된 스마트 폴(Smart Pole) 활성화 정책이에요. 스마트 폴은 가로등이나 신호등과 같은 도시 시설물에 ICT를 융합한 것을 말해요. 하나의 기둥에 스마트 신호등, 환경 모니터링 센서, 지능형 보안 CCTV, 드론 스테이션, 전기 충전기 등을 통합 구축하는 것이죠. 그동안 교통 시설물은 개별적으로 설치되어 그 수가 매우 많아졌고, 관리도 어려워졌어요. 이를 스마트 폴로 통합할 경우 시설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시민들은 보다 편리한 보행 및 주행 환경을 누릴 수 있죠. 현재 청계천, 숭례문 등에 140여 개의 스마트 폴이 설치된 상태인데, 올해 상반기 안에 131개의 스마트 폴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해요.

서울시 스마트 폴이 제공하는 주요 기능

#부르면 달려오는 버스

도시 문제는 인구수가 너무 적어도 발생할 수 있어요. 지방 소도시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자가 적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스 운행 기업이 노선을 단축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먼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거나 오랜 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불편을 겪고 있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수요 응답형 교통 체계인 DRT(Demand Responsive Transit)예요. DRT는 정해진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수요에 따라 운행 구간과 횟수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교통 체계예요. AI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이동 경로를 만들고, 승객이 추가되면 우회 노선을 생성하기도 하죠. AI 비전 기술로 승객의 착석 여부도 자동으로 확인해요. 2015년 전북에 최초 도입된 DRT는 현재 경기도와 포항, 세종, 인천, 경주 등의 지자체 일부 지역에 도입되어 있고, 사용자의 반응이 좋아 점점 전국 단위로 확산되는 추세예요.

#부산 에코델타시티

기존 도시 인프라에 ICT 기술을 융합하는 것이 아닌 스마트 시티를 새롭게 건설하는 사례도 있어요. 2018년 정부는 미래형 스마트 시티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국가 시범 도시로 세종시 연동면 5-1 생활권과 부산시 강서구 에코델타시티를 선정했는데요. 이 중 부산시가 에코델타시티 내 ‘스마트 빌리지’ 완공을 마치고 올해 1월 56가구의 입주민을 받았어요. 에코델타시티의 총 면적은 여의도 4배 크기로 여전히 공사가 진행 중이라 주변 인프라는 다소 부족하지만, 스마트 빌리지 입주 경쟁률은 무려 143대 1에 달했다고 해요. 스마트 빌리지 내에는 40여 개의 혁신 기술이 도입됐는데요. 의료진과 비대면 화상 진료가 가능한 헬스케어, 개인 맞춤형 식단 제공 기기, 재활용 분리 배출 시 포인트만큼의 현금을 계좌로 입금해주는 스마트 쓰레기통, 자급자족이 가능한 스마트팜, 자율주행로봇의 배송 서비스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고 해요. 입주민들은 5년간 관리비만 부담하며 정부와 국내 기업의 혁신 기술로 조성된 테스트 베드에서 생활할 수 있는 셈이니 높은 경쟁률이 이해가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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