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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테크 이슈

#EU 핵심원자재법
역외 의존도를 줄여라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은 불안정성에 대비하기 위해 자국 산업 정책을 재정비하고 있는데요. 미국에 이어 이번엔 유럽연합이 ‘유럽판 IRA’로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 Act, CRMA)’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올해 1분기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될까요?

#IPCEI

핵심원자재법은 주요 원자재를 선정해 역외 의존도는 줄이고, 역내 공급망을 다변화해 유럽 내 생산을 늘리겠다는 취지의 법안이에요. 2022년 9월 유럽의회 연례 정책연설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희토류와 리튬 등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핵심원자재법 입법을 공식 예고했어요. 본 법안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21년 유럽 의회를 통해서였는데요. 당시 의회는 주요 원자재에 대한 유럽 공동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2022년 3월에는 이사회가 전쟁 장기화를 대비한 공급 안전망을 언급했죠. 사실 유럽연합은 이미 2018년부터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역외 의존도를 줄이는 공동 프로젝트인 IPCEI(Important Projects of Common European Interest)를 운영 중이에요. 법안이 도입되면 기존에 운영되던 프로젝트 추진 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요.


#방향성

법안은 3월쯤 발표될 예정이나, 2022년 9월 발표된 유럽연합 내부 시장 담당 집행위원 티에르 브르통의 성명서를 통해 법안의 방향성을 짐작해볼 수 있어요. 성명서에는 핵심 원자재 확보를 위한 몇 가지 접근 방식이 담겼는데요, 두 가지 방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첫째, 유럽연합은 전략적으로 주요한 원자재를 식별하기 위한 기준을 정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유럽연합은 이미 2008년부터 원자재 이니셔티브란 정책을 수립해 역내 핵심 원자재 관리를 위한 목록을 작성하고 이를 3년마다 업데이트해왔어요. 법안에는 이 목록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여요. 둘째, 회원국 간 원자재 공급망 모니터링 및 위험 관리를 위한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언급했는데요. 2050 탄소중립을 위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한 것처럼 핵심원자재법에서도 특정 원자재의 기준량을 정해 역내 조달하는 등의 공동 목표를 세울 가능성이 높아요.

유럽연합 핵심 원자재 목록
(파란색으로 표기된 것은 2020년 업데이트된 원자재 )
출처: 유럽연합 집행위(2020년 9월)

#의견서

작년 말 유럽연합은 법안 발의 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유럽 내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유럽한국기업연합회와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공동명의로 유럽연합에 역외 기업들이 차별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죠. 우리나라 외교부 당국자는 법안에 “무역 차별적인 요소가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하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유럽연합이 법안 발의와 함께 단기간에 공급망을 재편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요. 시간이 걸리는 일인 만큼 본 법안으로 국내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충분한 대비가 필요해 보이네요.

#2022년 무역수지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 성적은?

1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2022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는데요. 작년 한 해 총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인 6839억 달러(약 863조7657억 원)를 기록했다고 해요. 그런데 놀랄 만한 소식은 여기서 끝이 아니에요.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수입액이 그보다 큰 7312억 달러(약 923조5056억 원)을 기록해 무역수지는 적자가 났다고 해요.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요?

#무역적자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474억 달러(약 60조 원)라고 해요.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132억6000만 달러) 이후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1996년의 최대 적자 규모(206억2000만 달러)보다도 2배 큰 규모를 기록했어요. 주목할 만한 점은 수출은 호조세를 보였다는 점인데요. 2021년보다 6.1% 증가했고, 증가세를 보이던 지난해 9월까지는 세계 수출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상승했어요.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5월 발표한 ‘최근 무역수지 적자 평가 및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수출 감소가 없는 이례적 현상”이라고 무역적자를 진단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례를 포함해 2000년 이후 국내에선 다섯 차례 무역적자 시기(월간 포함)가 있었는데 수출 호조세와 동시에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해요.

2022년 월별 무역수지 추이
(단위: 달러)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구조적 요인

무역수지 적자라는 건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보다 국외로 지급되는 달러가 많았음을 의미하는데요. 한마디로 벌어들인 돈보다 쓴 돈이 많았다는 거죠. 한국무역협회는 여기에는 구조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어요. 포스트 코로나19에 대한 기대감으로 구리, 아연 등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했고,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으로 원유 수입액도 크게 올랐죠. 공급망 병목에 대비하고자 제조기업들이 재고 확보에 나섰고, 이 때문에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어요. 이러한 이유로 미국, 독일, 일본, 중국 등도 작년 한 해 무역수지 적자에 시달렸어요.


#대중국 무역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역수지 적자를 일시적 현상으로만 취급해선 안 된다고 지적해요. 무역적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요인이 보이기 때문이죠. 그중 하나가 바로 증가하는 대중국 무역의 적자폭이에요. 대중국 무역은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5.3%, 수입의 22.2%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커요. 그런데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2022년 2분기와 3분기에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어요. 대중국 무역적자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이들의 근거는 첫째, 중국 경제의 저성장세예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작년 10월 펴낸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잠재 성장력이 10년 뒤 3%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어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멈춘다면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둘째는 중국의 기술력 향상이에요. 과거 중국은 통상 관계에서 다른 나라의 기술력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급성장한 기술력으로 각국과 경쟁하는 단계에 이르렀어요. 중국 특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수출 여건 개선을 위한 대책이 시급해 보여요.

#기후테크
경기침체에도 투자는 계속된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여러 산업 분야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있지만, 예외인 영역이 한 곳 있어요. 바로 환경 및 기후 개선을 위한 기술을 포괄하는 기후테크 영역이에요.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전 세계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은 전 분기 대비 23% 감소한 반면 기후테크 스타트업 투자금은 전년 동기간 대비 47% 늘었다고 해요. 기후테크 기업들의 동향을 살펴봤어요.

#투자

기후테크 기업에 대한 경쟁적 투자는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일이에요. 2000년대 초반 투자 붐이 일 뻔했지만 그럴듯한 성과를 내는 프로젝트가 드물었고, 투자자들은 한동안 기후테크 분야에 회의적이었죠. 상황이 반전된 것은 최근 각국 정부에서 기후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오면서부터예요. 특히 미국에서는 기후 변화 대응에 3700억 달러(약 527조 원) 예산을 지원하는 법안인 IRA가 발의되면서 기후테크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요. 세액 공제 혜택뿐 아니라 직접공기포집(DAC), 장기 에너지 저장과 같은 초기 기술에 큰 인센티브가 제공될 예정이기 때문이죠. 투자 기업인 프렐류드 벤처스의 가브리엘 크라(Gabriel Kra) 전무이사는 “이러한 인센티브는 스타트업이 사업 초기부터 경제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만든다”고 말했어요.


#전기차 배터리

미국 기후테크 전문 벤처캐피탈 클라이메이트테크VC는 기후테크를 7개 분야로 정의했는데요. 이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금이 몰리는 곳은 운송 분야예요. CB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가장 큰 투자금을 유치한 스타트업 상위 10곳 중 5곳이 기후테크 기업인데요, 이 중에서 1위를 차지한 기업이 바로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는 스웨덴 소재의 노스볼트예요. 이 기업은 약 11억 달러(1조5700여 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어요. 2016년 설립된 노스볼트는 지난해 12월부터 스웨덴 자사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자체 생산을 시작했고, 폭스바겐, 볼보, BMW 등에 약 500억 달러(약 71조 원) 규모의 배터리를 주문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2위 기업 역시 전기차 관련 기업인데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테라와트는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구축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미국 에너지부는 중대형 트럭이 고속도로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하는데요, 현재 테라와트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연결하는 10번 고속도로에 전기트럭 충전소를 건설 중이라고 해요.

기후테크 주요 사업 분야
출처: 클라이메이트테크VC

#에너지

에너지 분야 기업도 2곳이나 이름을 올렸는데요. 4위에 오른 기업인 테라파워는 소형모듈원전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7억5000만 달러(약 9795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어요. 테라파워는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공동 설립했는데요, 빌 게이츠는 기후 변화 대응에 원전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원전 옹호론자죠. 소형모듈원전은 차세대 원전 기술 중에서도 상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작년 국내 모 대기업이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178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죠. 전기차 배터리와 에너지 분야 외에도 대체 단백질, 기후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의 스타트업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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