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중국어를 못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도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식당 종업원이나 편의점, 전동차 가게, 과일 가게 등의 사장님들과 보디랭귀지를 총동원해 가며 최대한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다행히 모두 저를 좋게 봐주셔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현지인들을 통해 배운 표현들을 바로바로 핸드폰에 기록한 후 정리하며 공부했고, 그런 습관은 유학 시절 내내 지속되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느 공부보다 제 중국어 실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학교 생활에 바빠 여행을 많이 다니진 못했지만 중국 음식은 마음껏 즐겼어요. 일단 중국 하면 ‘마라’죠. 마라탕(麻辣烫), 마라샹궈(麻辣香锅), 훠궈(火锅), 마라롱샤(麻辣龙虾) 등 마라를 기본으로 한 음식이 많았어요. 제가 있던 상하이의 음식은 담백하고 쫀득하고 달달한 맛이 매력인데요. 홍샤오로우(红烧肉), 차오토우(草头), 지우니앙위엔즈(酒酿圆子), 샘물조기(泉水黄鱼), 샹요샨스(响油鳝丝) 등 식당에서 추천해 주는 요리를 먹어 보았어요. 그런데 이런 요리들보다 더 기억에 남는 음식은 학교 앞 리어카에서 팔던 볶음밥, 볶음면, 양꼬치, 쇼우좌빙(手抓饼) 등이에요. 저는 매운 걸 좋아해서 가장 매운 맛인 변태라(变态辣)로 시켜 먹곤 했는데, 나중엔 주인 아주머니가 “넌 당연히 변태라 먹을 거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중국인들 중에 한국에 관심이 많고 엄청 좋아해서 한국에 연고지가 전혀 없는데도 한국어를 잘하거나 한국 노래, 한국 드라마를 꿰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과는 대화도 잘 통하고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반면, 한국을 별로 안 좋아하고 꺼리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첫인상부터 좋지 않게 보고 행동과 말을 무례하게 하곤 해요. 중국 생활을 할 땐 이 두 케이스가 다 있다는 것을 미리 이해하고 사람들을 대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