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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이 내게 준 선물

함소희 매니저의 중국 유학 이야기

안녕하세요? 전력CIC)마케팅팀 마케팅 프로모션 파트에서 전시회와 SNS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함소희 매니저입니다! 지난해 4월 글로벌 인턴십에 참여하여 6개월의 인턴 생활을 거쳐 정식으로 LS ELECTRIC의 구성원이 되었는데요. 제가 꿈꾸던 일을, 좋은 동료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이런 결과를 얻는 데에 큰 도움이 된, 중국 유학 생활을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어요.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곳, 중국에 나를 던지다

저는 꼬꼬마 시절부터 외국인을 좋아했어요. 기억은 안 나지만 어린이집에서 Hi, Hello 정도만 배웠는데 지나가다 외국인을 만나면 당차게 말을 걸곤 했다고 해요. 그렇게 좋아하는 영어를 열심히 공부하며 대학에 진학한 스무 살. 이제 다른 언어도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큰 나라로 가서 많은 경험을 해보자 하고 과감히 대학을 자퇴하고 중국으로 떠났어요.

2016년 9월, 중국 상하이에 도착하자마자 한국인들이 중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학원에 등록했어요. 상하이에서 유명한 대학 중 한 곳인 푸단대학교를 목표로 삼고 매일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공부만 했죠. 하지만 첫 모의고사에서 중국어 과목은 150점 만점에 20점을 받으며 반에서 꼴찌를...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도 걱정되지가 않았어요. 스무 살의 패기였을까요? 새로운 환경이 마냥 신기하고 재밌기만 했어요. 그렇게 즐겁게 공부하다 보니 8개월 후엔 중국어 점수를 120점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고, 수능 시험을 보고 면접까지 통과해서 푸단대학교 광고마케팅학과 입학에 성공했어요! 합격 소식을 듣고 너무나 기뻐하셨던 부모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상하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곳, 중국 생활에 빠지다

처음엔 중국어를 못해서 많이 힘들었어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도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식당 종업원이나 편의점, 전동차 가게, 과일 가게 등의 사장님들과 보디랭귀지를 총동원해 가며 최대한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다행히 모두 저를 좋게 봐주셔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현지인들을 통해 배운 표현들을 바로바로 핸드폰에 기록한 후 정리하며 공부했고, 그런 습관은 유학 시절 내내 지속되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느 공부보다 제 중국어 실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학교 앞 리어카 포장마차

학교 생활에 바빠 여행을 많이 다니진 못했지만 중국 음식은 마음껏 즐겼어요. 일단 중국 하면 ‘마라’죠. 마라탕(麻辣烫), 마라샹궈(麻辣香锅), 훠궈(火锅), 마라롱샤(麻辣龙虾) 등 마라를 기본으로 한 음식이 많았어요. 제가 있던 상하이의 음식은 담백하고 쫀득하고 달달한 맛이 매력인데요. 홍샤오로우(红烧肉), 차오토우(草头), 지우니앙위엔즈(酒酿圆子), 샘물조기(泉水黄鱼), 샹요샨스(响油鳝丝) 등 식당에서 추천해 주는 요리를 먹어 보았어요. 그런데 이런 요리들보다 더 기억에 남는 음식은 학교 앞 리어카에서 팔던 볶음밥, 볶음면, 양꼬치, 쇼우좌빙(手抓饼) 등이에요. 저는 매운 걸 좋아해서 가장 매운 맛인 변태라(变态辣)로 시켜 먹곤 했는데, 나중엔 주인 아주머니가 “넌 당연히 변태라 먹을 거지?”라고 하시더라고요.

훠궈(火锅)

중국인들 중에 한국에 관심이 많고 엄청 좋아해서 한국에 연고지가 전혀 없는데도 한국어를 잘하거나 한국 노래, 한국 드라마를 꿰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과는 대화도 잘 통하고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반면, 한국을 별로 안 좋아하고 꺼리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첫인상부터 좋지 않게 보고 행동과 말을 무례하게 하곤 해요. 중국 생활을 할 땐 이 두 케이스가 다 있다는 것을 미리 이해하고 사람들을 대하면 도움이 될 거예요.

함소희 매니저 추천 중국 여행지
항저우의 서계습지공원

입학하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항저우의 서계습지공원에 갔어요. 11제곱킬로 미터가 넘는 엄청난 면적의 습지가 잘 보존되어 있는데, 나룻배를 타고 유유자적 습지를 즐길 수 있답니다.

쑤저우의 쑤저우박물관과 졸정원

중국인 친구와 함께 고속철로 상하이에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쑤저우에 갔어요. 쑤저우박물관과 졸정원에 갔는데, 중국 특유의 웅장하고 전통적인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았어요.

상하이의 와이탄

학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전동차를 타고 상하이의 명소인 와이탄에 가곤 했어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화려한 불빛과 멋진 경치를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기분!

인싸력 숨길 수 없는 한국인, 중국 대학생 되다

중국 대학생들은 거의 기숙사 생활을 해요. 외국인들을 위한 외국인 기숙사도 따로 있는데, 저 역시 외국인 기숙사에서 지냈어요. 중국 대학에서 제일 처음 놀랐던 건, 담임선생님의 역할을 하는 푸다오위엔(辅导员)이 있는 것이었어요. 저희 학과에는 여자, 남자 각 한 분씩 계셨는데, 학생들의 수업 시간표뿐 아니라 교내외 활동, 안전 교육, 기타 일정 등을 세세하게 챙겨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몇 개월에 한 번씩 반 회의를 열어 과제를 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나 성적을 잘 관리하는 법 등에 대해 의논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1년에 두 번, 봄과 가을에 담임선생님과 반 친구들 모두 버스를 타고 1박 2일로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봄엔 춘요우(春游), 가을엔 치우요우(秋游)라고 하는데요. 저는 3학년 때 한 번 갔는데 30명 중 저만 한국인이었어요.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갔는데 다행히 한국어를 잘하는 조선족 친구 한 명과 K-Pop을 좋아하는 친구가 많이 챙겨줘서 재밌게 여행을 할 수 있었어요.

2017년 9월 학교 입학식 모습
학교 캠퍼스

중국 학생들이 아침을 잘 챙겨 먹는 것도 색다르게 느껴졌어요. 한국 학생들은 ‘밥보다 잠’이라 하며 아침밥을 포기하고 잠을 더 자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중국 학생들은 아침 일찍 일어나 죽이나 빵, 만두 등을 꼭 챙겨 먹더라고요. 대신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 우리와 달리 점심은 거르거나 대충 때우고 교실에서 낮잠을 자고요.

2018년 친구들과 즐긴 핼러윈 데이

중국이 차 문화가 유명한 건 아시죠? 제가 학교에서 마주친 중국 학생의 90% 이상이 보온병을 들고 다니고, 따뜻한 차를 우려 마셨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것처럼요. 더운 여름 쉬는 시간에 외국인 유학생들은 아이스 커피나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고, 중국 학생들은 보온병에 담아 온 물로 차를 만들어 마시는 모습이 극명하게 나뉘는 게 신기했어요.

전공 수업 때 발표하는 모습

학교 생활을 하며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특히 조별 과제를 해야 할 때 한국인 유학생들은 중국어도 잘 못하고 적극적으로 참여도 안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잘 끼워 주지 않더라고요. 제가 간곡하게 부탁하니 퉁명스럽게 “그럼 네가 잘할 수 있는 게 뭐야? 세 가지 말해봐!”라고 하더라고요. 상처를 받았지만 최대한 어필해서 겨우 조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발표 준비에도 최선을 다했고, 다양한 언어를 활용하는 연극 형식의 발표라 유일한 한국인인 제가 큰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과제가 끝날 즈음엔 모두 친한 친구가 되었고, 처음 제게 심하게 대했다며 사과를 해주었어요. 진심과 노력은 언제나 통하는 것 같아요.

제가 중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데 좋은 무기가 된 것이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K-Beauty예요. 중국 학생들은 대부분 화장을 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화장한 제 모습을 보고 화장법을 물어보거나 화장품을 추천해 달라며 다가오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제가 화장품 추천만 해주었겠어요? 직접 메이크업까지 해주며 친해졌지요.

2020년 1월 2일 24세가 되던 생일
과제를 하기 위해 광고회사 CEO를 인터뷰한 날
소중한 경험을 간직한 채, 도전은 계속 된다

3년간의 중국 유학 생활은 순간순간이 모두 특별했어요. 학교에 가고 밥을 먹고 길을 걷는 모든 경험들이 너무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지요. 식당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오기도 하고 택시 기사님이 졸음 운전을 해서 깨우느라 진땀을 뺀 적도 있지만, 비위도 강해지고 위기 대처 능력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요.(웃음) 무엇보다 넓은 나라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제 시야와 사고의 폭이 훨씬 넓어진 걸 느껴요.

벌써 한국으로 돌아온 지 3년이 넘어가고, 회사 업무에 집중하느라 중국어와 영어의 감을 유지하기가 사실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꾸준히 훈련해서 더 유창한 실력을 쌓아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하거나 해외 출장을 갈 때 활용하고 싶습니다.

유튜브 채널 ‘TED Talks’

저는 언어를 익히는 데 쉐도잉(shadowing)이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현재는 중국어, 영어 모두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많이 활용하는데요. 랭귀지 리액터라는 프로그램을 다운 받으면,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모든 자막을 한국어와 함께 시간별로 자세히 볼 수 있어요. 쉐도잉을 하면서 일시 정지나 앞으로 돌아가기 등을 자유자재로 할 수가 있어 아주 유용해요.

중국 드라마 ‘겨우 서른’

추천하는 유튜브 채널로는 ‘TED Talks’, ‘All Ears English Podcast’, ‘Rachel’s English’, ‘AsapSCIENCE’ 등이 있어요. 넷플릭스는 그냥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계속 한 문장 한 문장 반복해서 따라 말하면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중국어의 경우, 저는 우선 중국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것을 추천해요. 공부하기 좋은 재미있는 드라마로는 넷플릭스의 ‘겨우 서른(三十而已)’, ‘치아문난난적소시광(致我们暖暖的小时光)’ 등이 있습니다. 또 유튜브 채널 ‘시리 중국어’, ‘쓰이는 중국어만 알고 싶다’도 추천해요. 두 채널 다 많이 쓰이는 중국어를 쉽고 자세하게 설명해줘서 공부하기 좋아요.

하지만 위 방법으로는 영어나 중국어를 한국어로 해석하는 스킬만 주로 키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추가로 한국어로 된 책과 뉴스 기사를 영어나 중국어로 번역하는 방법도 활용하고 있어요. 최근 읽고 있는 책이나 뉴스 기사 중 매일 3-4문장씩 찾아서 혼자 번역해 보고, 번역기를 통해 제가 번역한 문장과 다른 부분이 어디인지 체크하면서 몇 번 소리 내서 읽어봐요. 그렇게 훈련하니 이전보다 머릿속에 있던 한국어 문장이 조금 더 쉽게 영어나 중국어로 나오게 되더라고요!

저의 중국 유학 이야기 어떠셨나요? 유학 생활의 추억을 영원히 남기고 싶어 중국의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에 계정을 만들어 브이로그 영상을 업로드했는데요. 이 또한 제게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답니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구경 오세요! 경험을 사랑하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 저 함소희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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