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라는 말이 현실이 된 것 같고, 사람들의 외모는 과거보다 훨씬 젊어 보입니다. 정말 우리는 예전보다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게 된 것일까요? 실제 통계는 다릅니다. 지난 십여 년 사이 젊은 성인의 건강지표는 눈에 띄게 나빠지고 있어요. 바로 가속노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루 24시간이 아닌 36시간, 48시간씩 늙어가는 가속노화! 브레이크가 필요한 때입니다.
수렵채집사회의 인류는 하루 10~20킬로미터를 두 발로 이동하며 900~1800킬로칼로리의 에너지를 소모했다고 해요. 현대인의 4~6배에 달하는 신체 활동을 한 것이죠. 최소 100만 년 이상 이동과 생산수단의 역할을 하던 인간의 골격계가 교통수단과 각종 기계의 발달로 편안함을 얻게 된 것을 넘어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이동성이란 내재역량 자체를 잃어 가고 있습니다. 오래 앉아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값비싼 의자, 가만히 서 있으면 원하는 층으로 데려다주는 엘리베이터, 손가락만 움직이면 맛볼 수 있는 배달 음식 등 우리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이 오히려 우리의 몸을 늙게 만들고 있어요.
그러면 이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실 텐데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우리의 신체 기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바로 생활에 필수적인 이동에 운동을 더하는 것입니다. 2킬로미터 이내의 거리는 걸어다니고, 10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하는 식이죠. 여기에 자신에게 맞는 근력 운동과 유연성 운동 등을 곁들이면 노년기에 보다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인의 뇌는 너무나 많은 자극에 노출되어 있고, 이에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데 익숙해져 버렸어요. 그 사이 우리의 마음은 지치고 말았죠. 마음가짐은 모든 행동과 계획의 근원이기 때문에 지친 마음으로는 가속노화의 사이클에서 빠져나올 길을 찾을 수가 없어요.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뿐 아니라 스트레스에 취약해지고 판단력까지 흐릿해지고 말죠.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은 노화에 있어 가장 두려운 치매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젊어서부터 인지와 정서의 내재역량을 키워야 하는 이유인데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음챙김입니다. 마음챙김의 기본은 몸 안팎의 감각과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에요. 매일 5분이든, 1시간이든 호흡에 집중해 보세요. 이때 중요한 것은 호흡을 조절하려 하지 말고 그저 바라보고 느끼는 거예요. 그렇게 훈련을 하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뇌가 휴식을 취하게 되고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가속노화의 불씨를 가라앉히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거죠.
다이어트는 현대인의 숙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9년 국민체력측정통계에 따르면 30~34세 한국인의 평균 체지방률과 신체질량지수는 여성은 29.6퍼센트와 1제곱미터당 22.2킬로그램, 남성은 22.4퍼센트와 1제곱미터당 25.3킬로그램으로, 여성은 마른비만(신체질량지수가 정상이어도 체지방률이 30퍼센트 이상이면 비만)이고 남성은 과체중인 셈이니 저마다 다이어트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적정 체중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무작정 체중과 칼로리를 줄이면 점점 지방은 늘고 근육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고 맙니다. 칼로리 섭취를 25퍼센트 정도 줄여 단순당 섭취를 자제하고, 충분한 신체 활동으로 근육량을 늘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여 복부 지방과 만성 염증을 줄이면, 가속노화의 사이클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요. 특히 여러 연구를 통해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혀진 MIND(Mediterranean-DASH Diet Intervention for Neurodegenerative Delay) 식단을 실천한다면 보다 확실한 노화 지연 효과를 얻을 수 있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소비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고통과 불행의 근원인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연료로 삼아 유지되고 있습니다. 필요 없는 것을 사고 싶게 만들고 필요 없는 활동을 하고 싶게 만들고, 어리석게도 사람들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탐욕과 분노를 쌓아갑니다.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갈망하고, 갖지 못했을 때 절망감을 느끼는 거죠.
이러한 사회적 병폐로 인해 우리는 필요 없는 지출을 하며 궁핍해지고,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부적절한 목표를 세워 과로를 하게 되기도 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말죠. 이제 소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해요. 인간은 아무리 많은 것을 소유해도 도파민 분비 체계를 충족시킬 수 없습니다. 소비가 아닌 자기돌봄과 휴식을 통해 더 깊은 즐거움과 회복을 경험해 볼 것을 권합니다. 가속노화에 브레이크를 밟기 위해 소진된 기력, 휴식하지 못하는 뇌, 수면 부족 등을 회복하는 치유의 시간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