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6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이하 IFRS) 산하 국제지속가능성표준위원회(이하 ISSB)가 ESG 공시 기준을 발표함에 따라 정부 당국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어요. 금융위원회는 올해 안에 ESG 공시 의무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2021년,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자산 2조 원 이상 대기업을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어요. ISSB가 발표한 공시 기준이란 무엇이고 ESG 공시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ISSB
ISSB의 ESG 공시 기준은 S1과 S2로 나뉘는데요. S1은 일반 요구 사항으로 지속가능성 관련 기업의 재무 정보를 지배구조, 전략, 위험 관리, 지표 및 목표라는 항목으로 세분화해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S2는 기후 관련 요구 사항으로 내부 탄소 가격, 온실가스 배출량 등 기후 관련 기업 정보를 밝혀야 해요. ISSB는 내년 1월 1일부터 공시를 적용하고, 공시 의무화는 2025년 실시하겠다고 밝혔어요.
#다양한 지침들
그럼 모든 나라는 2025년부터 ISSB의 기준에 따라 ESG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걸까요? 그건 아니에요. ESG 공시 지침을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기구는 ISSB뿐만이 아니에요.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GRI),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이하 SASB), 기후 변화 재무정보 공개 TF(TCFD) 등의 비영리 기구에서 제공한 지침들이 있고, EU의 유럽지속가능성보고기준(ESRS),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침 등 각 국가에서 마련한 기준도 있어요. 기업이나 국가는 이 중 어떤 기준을 따를 것인지 상황을 고려해 선택하면 돼요. ISSB의 ESG 공시 지침 역시 이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언제 의무화할지는 개별 정부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문제예요.
#전 세계적 추세
이번 발표와 관련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두 가지 흐름인데요. 전 세계적으로 ESG 정보 공시가 의무화되고 있다는 것, 공시 기준을 표준화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점이죠. 공시 의무화는 되돌릴 수 없는 추세예요. EU와 미국 모두 공시 의무화 계획을 발표했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고요. 다양한 ESG 공시 기준을 통일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요. ISSB는 전 세계 주요 투자자들이 재무제표와 호환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비교 가능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IFRS에 요청하면서 탄생했어요. 한마디로 통일된 기준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는 거죠. 글로벌 기구 간의 통합도 통일화 추세의 방증이라 볼 수 있어요. 2021년 SASB와 국제통합보고위원회(IIRC)는 ESG 보고 체계를 통합하기 위해 가치보고재단(VRF)을 설립했거든요.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고려해 우리도 관련 사항을 준비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아마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 있다.” 올해 1월, 아마존의 생태계 파괴 현상을 분석한 영국 로담스테드 연구소의 사이먼 윌콕 교수가 한 말인데요.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강이 지난 몇 년 새 무분별한 삼림 벌채와 금 채굴, 석유 개발 사업으로 급속도로 파괴됐다고 해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8월 브라질 벨렝 지역에서 남미 8개국 정상들이 14년 만에 모여 공동선언문을 채택했어요.
#ACTO
아마존 지역의 친환경적 발전을 위해 1995년 창설된 아마존협력조약기구(Amazon Cooperation Treaty, ACTO)에 가입한 국가는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8개국이에요. 이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해 전략을 수립하고 UN 등과 협력해 환경 보호 프로젝트를 시행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지속 가능한 개발 촉진, 불법 삼림 벌채 종식, 환경 파괴를 부추기는 조직범죄 척결 등 113개 조항이 담긴 ‘벨렝 선언문’을 채택했어요. 아마존의 삼림 효과를 누리는 국가들에게 보존 비용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 메커니즘을 개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고요.
#3,987㎢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정상들이 모인 이유는 아마존 훼손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동안 파괴된 아마존 지역은 3,987㎢에 달해요. 서울시 면적의 6.6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예요. 올해 1월 국제공동연구팀의 또 다른 발표에 따르면 제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한 아마존 면적은 전체의 38%에 이른다고 해요. 삼림 벌채와 같은 개발도 원인이지만 강수량 감소 등의 기후 변화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이렇게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한 가지 변화가 일어나도 큰 결과가 발생하는 생태학적 급변점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해요. 그렇게 훼손 속도가 빨라질 경우 어쩌면 현세대가 아마존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세대가 될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경고했어요.
#선언문의 한계
아쉽게도 이번 공동선언문에는 구체적인 목표나 일정은 담기지 않았어요. 브라질 대통령의 공약인 ‘2030년 삼림 벌채 완전 종식’이나 콜롬비아 대통령이 요구한 ‘신규 석유 탐사 금지’도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선언문에 담기지 못했고요.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021년 삼림 벌채 중단 협정’에 볼리비아와 베네수엘라가 서명하지 않았다고 해요. 브라질은 룰라 대통령 취임 이후 아마존 보호에 적극적으로 행동해 오고 있긴 하나 내부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아요. 의회에서 보수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환경부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이 통과됐고,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농업 기업들은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거든요. 또한 브라질은 대서양 연안에 매립된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를 토대로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라 당분간 개발과 보호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데 애를 먹을 것 같아요.
암모니아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코를 찌르는 악취? 신체에 이상 증상을 일으키는 독성? 유해하게만 보이는 이 합성물은 사실 20세기 초 화학 비료 탄생에 일조하며 곡물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킨 고마운 존재예요. 그런데 최근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에너지원으로서 암모니아가 지닌 장점을 정리해봤어요.
#수소와 암모니아
올해 6월 수소발전 입찰시장이 전 세계에서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시행됐어요.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 즉 암모니아를 연료로 생산된 전기를 매매하는 시장이에요. 암모니아는 수소와 연관이 깊어요. 수소는 에너지 전환 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기에 친환경 에너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석유나 석탄과는 달리 운송이 어려워요. 대량의 수소를 옮기려면 기체에서 액체 상태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영하 40도의 냉각 상태를 유지해야 하기에 냉각기도 설치해야 하죠. 반면 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하면 액화수소 운반 시보다 1.7배 많은 양을 옮길 수 있고, 운반 인프라 역시 따로 구축할 필요가 없어요. 합성 비료의 재료로 사용되는 암모니아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수출입이 활발해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죠.
암모니아(NH3)는 질소 하나에 수소 세 개가 붙어 구성된다. 질소만 떼어내면 수소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린 암모니아
물론 암모니아는 수소 운반체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도 해요. 생산 방법에 따라 그레이 암모니아, 블루 암모니아, 그린 암모니아로 분류되는데요. 이 중 제조에서 활용까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건 그린 암모니아뿐이에요. 그레이 암모니아와 블루 암모니아는 각기 그레이 수소와 블루 수소로 제조되는데요. 다시 말해 제조 과정에서 화석 연료가 쓰인다는 거죠. 반면 그린 암모니아는 수전해 방식으로 생산되는 그린 수소로 제조하기에 생산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요.
#혼소발전
2021년 정부는 ‘제1차 수소경제 이행 기본 계획’을 발표하며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암모니아 추진-운송선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요. 석탄과 암모니아 두 가지 연료를 혼합한 혼소발전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고요.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발전소 입지 부족을 호소하는 국내 대신 환경과 부지 조건이 유리한 중동 지역에서 태양열 발전소 등으로 그린 수소를 생산한 후 이를 그린 암모니아로 전환해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여러 기업이 오만과 사업 협력을 논의 중이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