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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테크 이슈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가상자산 이용자를 보호하라

2023년 6월 국회 본회의에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통과됐었죠. 지난 12월 금융위원회가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세부 사항을 규정한 시행령을 발표했어요. 시행령은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2024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에요. 시행령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어요.

#제외 대상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가장 큰 입법 취지는 가상자산의 범위를 규정함으로써 가상자산 이용자를 보호하고, 불공정거래행위 제재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에요. 본 법은 가상자산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로 정의했어요. 중요한 건 교환가치인데요. 게임머니나 전자화폐, 전자어음 등은 교환가치가 없고 사용처가 제한된 대상들이라 모두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어요.

가상자산 제외 대상

#NFT

그럼 NFT는 가상자산일까요? 금융위는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NFT는 상호 간 교환할 수 없고 대체 불가능성이란 특징 아래 수집 목적으로 거래되기 때문이에요. 금융위는 NFT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금융 시스템에 미칠 리스크가 제한적이라 판단했어요. 해외에서는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 NFT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역시 수집 목적에 주목해 NFT를 가상자산으로 보고 있지 않아요. 자산으로 정의하려면 결제 또는 투자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다만 NFT의 사용 목적이 달라진다면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이건 금융위도 마찬가지예요. 금융위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항목들도 가상자산처럼 사용된다면 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콜드월렛

콜드월렛과 핫월렛은 비트코인 등의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일종의 지갑이에요. 개인 이용자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사업자 역시 이용자의 자산을 이 월렛에 보관하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서는 해킹으로 인한 가상자산 탈취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업자로 하여금 보유한 자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핫월렛은 늘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어 거래 편의성이 높은 반면 해킹의 위험이 있어요. 반면 콜드월렛은 이용 시에만 온라인에 연결되기에 보안성이 높아요. 이번 시행령에서는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할 가상자산의 비율을 이용자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80%라 못박았는데요. 경제적 가치란 보유한 가상자산의 종류별 총 수량에 최근 1년간 1일 평균 원화 환산액을 곱한 금액을 말해요. 사업자는 매월 이 경제적 가치를 산출해 80%를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해요.

#옥스포드 ‘2023 올해의 단어’
2023년 가장 많이 쓰인 단어는?

2023년 영미권 온라인에서 Z세대가 가장 많이 쓴 단어는 무엇일까요?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영어권 온라인에서 수집한 220억 개 이상 단어의 사용량을 바탕으로 올해의 단어를 선정했습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8개 단어를 추렸고, 3만2000명 이상이 참여한 시민 투표로 4개 단어를 선정한 후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심사해 ‘2023 올해의 단어’를 선정했어요.

#Rizz

‘2023 올해의 단어’는 ‘리즈(Rizz)’예요. 카리스마(Charisma)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리즈는 작년 한 해 영미권 Z세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신조어예요. ‘이성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뜻하는데, 트위치의 인기 스트리머 카이 세나트(Kai Cenat)가 2021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카이 세나트는 2023년 여름, 실시간 방송에서 공짜로 게임기를 주겠다고 말해 뉴욕 유니언 광장에 수천 명을 모이게 한 소동의 장본인이기도 하죠. 미국 Z세대들은 “I have no rizz(나는 매력이 없어).”라고 쓰거나, SNS에 자신의 사진을 올린 후 “I’m bored. Rizz me up(지루한데, 나 좀 꼬셔봐).”라는 식으로 리즈라는 단어를 사용한대요.

2023 올해의 단어

#Prompt

프롬프트(Prompt)는 작년 한 해 생성형 AI의 대중화에 힘입어 최종 4개 단어 후보에 올랐어요. 프롬프트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입력하는 명령어를 뜻해요. 옥스퍼드대 출판부에 따르면 AI와 관련된 맥락에서 프롬프트라는 단어의 사용이 2022년에 비해 2023년에 크게 증가했대요. 특히 AI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AI를 제어하는 기술의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는데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직종의 증가가 이를 증명해요. 자연어 처리(NLP) 기술의 발전으로 ChatGPT와 같은 강력한 언어모델이 개발되었지만 이 언어모델에게서 더 만족스러운 답변을 끌어내려면 적합한 방식으로 질문해야 해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이 질문에 관해 연구하는 사람이에요. 잘 질문할수록 생성형 AI 답변의 질도 달라지죠.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프롬프트라는 단어의 사용 증가는 인간과 기계의 상호 작용이 그만큼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어요.


#Heat dome

‘2023 올해의 단어’ 8개 후보 중 환경과 관련한 단어가 하나 포함됐어요. 바로 열돔(Heat dome)이에요. 열돔은 지상 5~7km 높이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반구 형태 지붕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해요. 열돔은 몇 년 전부터 등장한 단어인데 2023년에는 특히 열돔 현상으로 인한 기상이변이 잦았어요. 9월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의 남미 국가들은 선선한 봄 날씨를 만끽했어야 했는데, 기온이 40도를 웃돌아 온열환자가 급증했어요. 7월 미국 피닉스에서도 30일 연속 40도의 기온이 관측됐는데, 선인장이 더위로 말라 죽었을 정도였대요. 국내에서도 이상 기온이 관측됐어요. 작년 11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던 것도 이 열돔 현상이 원인이었어요. 이 열돔 현상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극지방의 기온 상승으로 인해 제트기류가 약해진 탓이라고 해요. 지구온난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인터넷상에 열돔이라는 단어가 자주 거론될 거예요.

#COP28
이제는 화석연료에서 멀어져야 할 때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이하 COP28)가 2023년 11월 30일부터 12월 13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됐어요. 이번 총회는 여러모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당사국들의 합의가 쉽지 않아 폐막이 예정일보다 하루 늦춰지기도 했어요. COP28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요 장면을 정리해봤어요.

#GST

이번 총회에서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GST)이 처음으로 시행됐어요. GST는 파리협정의 목표*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체계를 말해요. GST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기후재원 및 행동, 장애요인 등을 평가하는데요. 이번 평가에 따르면 현재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실행할 경우 2030년 탄소 배출량 감소율은 2019년 대비 2%에 불과하다고 해요. 목표치인 4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죠. 각국은 1차 GST의 결과를 2035 NDC에 반영해야 해요. 2035 NDC는 2026년 개최될 COP30에 제출해야 하고요.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것
COP28 아랍에미리트 합의문 주요 내용

#단계적 감축

파리협정의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위기 의식은 이전 당사국총회에서 이미 불거진 바 있어요. 2021년 영국에서 열린 COP26에서 당사국들은 석탄의 ‘단계적 퇴출’를 논의한 바 있고, 2022년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서는 단계적 감축 대상을 석탄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어요. 그래서 COP28 합의문에는 드디어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단어가 담기게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컸고요. 그러나 아랍에미리트 합의문에는 ‘퇴출’ 대신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전환을 계속해야 한다”는 문구가 담기게 됐어요. 당사국들은 이 문구를 놓고 폐막일을 하루 늦추면서까지 밤샘 회의를 벌였는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의 강력한 저항을 넘어서지 못했어요. 다만 합의문에 처음으로 화석연료를 명시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선 의의가 있어요.


#손실과 피해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에요. 개막 첫날 당사국들은 ‘손실과 피해 기금’ 운영 방안에 대한 결정문 채택을 선언했어요. 손실과 피해 기금은 기후변화로 인한 개발도상국들의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공동 기금이에요. 이번 총회의 주요 의제로 주목받고 있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첫날 원활하게 합의에 이른 것이죠. 이번 합의로 독일이 1억 달러, 이탈리아가 1억 유로, EU가 1억4000만 달러, 영국이 5100만 달러, 미국이 1750만 달러, 일본이 1000만 달러를 지원해, 약 7억9000만 달러의 기금이 조성됐어요. 다만 이번에 모은 금액은 개발도상국의 피해 규모로 추정되는 4000억 달러의 0.2%에 불과한 규모라, 기금의 취지를 달성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남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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