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최근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다시 듣게 된 아이들의 목소리입니다. 바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영향이죠! 이렇듯 과거의 추억을 소재로 한 레트로 문화가 전 세대를 아우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우리 삶에 소소한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레트로 문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어릴 적 동네 곳곳에 자리하고 있던 추억의 오락실.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동네 아이란 아이는 모두 와 있는 듯 북적북적 왁자지껄했죠. 하지만 1990년대 PC가 보급되고 PC 게임이 유행하면서 대형 쇼핑몰 내의 화려한(?) 오락실을 제외하곤 거의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다시금 레트로 게임이 유행하며 작은 휴대용 게임기부터 텔레비전 같은 스크린에 연결하여 즐기는 콘솔 게임기, 오락실에 있던 것을 그대로 재현한 가정용 오락실 게임기 등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어요. 단 몇 개의 버튼과 조이스틱으로 게임을 하는 그 손맛! 그것은 키보드와 마우스, 스마트폰으론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을 주지요.
한정된 수의 필름, 현상 과정을 거친 후에야 확인할 수 있는 사진.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그래서 더 기대가 되고 그만큼 더 소중합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클래식한 필름 카메라는 SLR 카메라(Single Lens Reflex Camera)인데요, 렌즈 교환이 가능하며 자동/수동 모두 가능해 광각에서 망원까지 다양한 화각을 담을 수 있어요. 이 외에도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기능을 가진 RF 카메라(Range Finder Camera), 눈으로 초점을 맞추는 방식의 목측식 카메라 등이 있죠.
최근 레트로 문화가 떠오르며 이러한 필름 카메라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깊이 있게 즐기기 위해 앞서 소개한 고가의 필름 카메라들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볍게 레트로 감성을 느껴 보기 위해 컴팩트하고 저렴한 토이 카메라나 필름 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하는 이들이 특히 많아졌어요. 필름 카메라에 관심이 생긴다면, 서울 성수동의 ‘디스코너’, 서교동의 ‘로모그래피 앰버시 스토어’, 압구정의 ‘다크룸 포토매틱’ 등 필름 카메라 숍에 들러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간식이 있죠. 바로 달고나! 국자에 설탕을 녹이다가 베이킹소다를 넣어 부풀린 후 납작하게 눌러 다양한 모양의 틀을 찍어 완성하는 달고나는 지금은 달고나란 이름으로 많이 쓰이지만, 예전엔 뽑기, 띠기, 쪽자, 국자 등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어요. 레트로 열풍 속에서 달고나뿐 아니라 옥수수분말과 설탕으로 만든 네모난 쫀드기, 작은 빨대 속에 든 달콤한 아폴로, 동글동글한 과자 꾀돌이 등 다양한 옛날 간식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레트로 콘셉트의 과자, 음료, 밀키트, 주류 등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으며, 네모난 불판에 은박지를 깔고 구워 먹는 냉동 삼겹살 식당, 스프와 함께 돈가스를 내는 경양식집, 7~80년대 모습 그대로 인테리어를 한 식당 등 레트로 콘셉트의 식당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누군가는 추억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색다름을 느끼겠지요?
레트로가 잠시 스쳐가는 유행이 아닌 거대한 트렌드로 자리잡은 건 사실 꽤 오래되었어요. 그 신호탄은 뭐니 뭐니 해도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죠. 그러다 최근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오징어 게임>이 정점을 찍고 있고요. 예능 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의 싹쓰리와 MSG워너비, 음악 프로그램인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싱어게인> 등도 그 바람에 힘을 보탰습니다.
특히 음악계의 레트로 열풍이 돋보이는데요. 아이돌 음악 일색이던 가요계에 지친 리스너들은 옛날 노래를 찾아 듣고, 가수들은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고, 발매가 중단되다시피 했던 LP판도 속속 발매되고 있습니다. 잔나비, 새소년, 박문치 등 레트로 감성을 표현하는 뮤지션들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요. LP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바이닐펍도 곳곳에 문을 열고 있으니, 음악과 함께 진한 감성을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수없이 많은 매체들과 쏟아지는 콘텐츠들! ‘유행’이라는 말이 옛말처럼 느껴질 만큼,
요즘은 너무나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시대죠.
하지만 그 속에서도 레트로 문화는 때때로 전 세대의 사랑을 받으며 전국을 뒤흔들곤 합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기성 세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재를 MZ 세대의 취향에 맞게 재가공하여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시켰기 때문일 것입니다.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이 절실한 요즘, 우리 함께 레트로 문화를 즐겨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