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여행을 떠나지 못한 지도 벌써 2년이 넘었는데요. 새로운 공간에서의 기분 전환을 꿈꾸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그러나 언제나 차선책은 있는 법. 여행에 목마른 이들을 위해 요즘 국내 곳곳에 초대형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고 해요. 단순히 커피를 즐기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이나 색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진화하는 카페들! 전국 곳곳에 위치한 독특한 콘셉트의 초대형 카페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가산디지털단지’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우리나라 산업의 역사를 품고 있는 구로공단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며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이름이 바뀐 지도 벌써 17년이 넘었는데요. 그럼에도 여전히 가산디지털단지 하면 조금은 투박한 이미지의 공장들이 떠오르죠.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곳이 이른바 ‘핫플’로 떠오르고 있어요. 무려 4층 규모의 초대형 카페 ‘인크커피’ 때문이죠.
인크커피는 공장으로 사용되던 4층짜리 건물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공간이에요. 지하 1층은 베이커리, 1층은 카페, 2층은 식물 정원으로 꾸며졌고, 3층의 사무공간을 지나면 4층에선 루프탑 라운지를 만날 수 있죠. 특히 4층에 오르면 이 건물의 독특한 구조를 한눈에 볼 수 있는데요. 건물 중앙에 정원이 자리하고 있고, 그 정원을 건물이 동그랗게 에워싸고 있는 구조예요. 베이커리와 카페가 함께 자리하고 있는 만큼 다종다양한 디저트와 커피를 즐길 수 있으니 이곳에서 커피 한잔하며 미로와 같은 건물을 구경해 보는 것도 좋을 거예요.
MZ세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는 음식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도넛이에요. 인스타그램에 도넛을 검색하면 발견되는 게시물만 무려 36만 개! 도넛은 토핑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고, 비비드한 색감 덕분에 어느새 ‘인스타그래머블’한 음식이 되었어요. 덕분에 유명한 도넛 가게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광고와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쓰일 정도로 이국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말똥도넛’을 빼놓을 수가 없죠.
파주에 위치한 말똥도넛은 70~80년대 미국을 떠올리게 만드는 레트로한 디자인의 인테리어로 유명해요. 건물 앞에 서 있으면 잠시 미국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죠. 내부 공간 역시 분홍색 벽과 아이스크림 모양의 진열대, 보라색의 네온사인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어요. 이곳에 가면 사진을 찍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거예요. 그나저나 왜 도넛 가게 이름이 말똥도넛일까요? ‘말똥말똥한 아이의 눈’이란 뜻에서 ‘말똥’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요. 진열대에 가득 찬 도넛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나요?
핑크뮬리라는 식물을 아시나요? ‘머리카락 잔디’라고도 불리는 이 여러해살이풀은 여름까지는 녹색을 띠다가 가을 무렵에 분홍빛으로 물드는 식물이에요. 몇 해 전부터 상암동 하늘공원이나 송파 올림픽공원 등 핑크뮬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들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어요. 그런데 천안에도 이 핑크뮬리를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고 해요. 그냥 보는 것도 아니고 따뜻한 커피를 즐기면서 말이죠!
바로 천안에 위치한 층고가 아주 높은 카페 ‘핀스커피’예요. 규모는 650평으로 인크커피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인크커피와는 달리 탁 트인 구조라 건물 안에 들어서도 마치 바깥에 나와 있는 듯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죠. 입맛에 맞는 베이커리와 커피를 주문해 건물 안쪽에 위치한 테라스로 나가면 드디어 기다리던 핑크뮬리를 볼 수 있어요. 지금은 봄이라 초록빛을 띠기 시작했지만 몇 달 뒤 가을이 되면 시선을 확 잡아 끄는 분홍빛으로 물들겠죠? 산을 배경으로 바람에 부드럽게 흔들리는 핑크뮬리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이에요.
초록 초록한 나무는 실컷 보고 싶은데 그렇다고 캠핑을 떠나긴 귀찮다면? 여기 아주 훌륭한 대안이 있어요. 청주에 위치한 카페 ‘트리브링’은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 카페 안에 나무를 가져다 놓은 것으로 유명한 공간이에요. ‘도심 속 힐링 공간’이란 콘셉트로 대형 식물원처럼 카페를 꾸며 놓았죠. 카페 중앙에는 연못과 징검다리가 놓여 있고요. 그 주변으로 야자수, 고무나무 등 키가 큰 나무들이 가득 차 있어요. 연못 안에는 여러 종의 물고기들과 함께 무려 철갑상어가 헤엄치고 있다고 해요. 정말 독특하죠?
1천 평 규모의 카페 끝 쪽에는 계단식 좌석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카페를 내려다보면 푸른 정원과 맑은 물소리 덕분에 마음껏 힐링할 수 있을 거예요. 어디서 촬영을 해도 사진이 잘 나올 만한 공간이지만 트리블링의 인증샷 명소는 따로 있는데요. 바로 화장실이에요. 거울이 부착된 벽면 전체가 식물로 뒤덮여 있거든요. 밝은 조명 아래 거울 셀카를 찍는다면 인생샷을 건질 수도 있을 거예요.
독특한 콘셉트의 초대형 카페는 모두 섭렵한 거 같은데 아직 가볼 만한 곳이 더 남았을까요? 네, 그럼요!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피아크’는 대지 면적이 무려 3천 평에 달한다고 해요. 플랫폼의 ‘P’와 방주를 의미하는 ‘ark’라는 단어를 합해 지은 이름이라고 하는데, 도시 위에 떠 있는 커다란 배 한 척이라니, 콘셉트가 아주 확실하죠?
6층으로 이루어진 건물 외관은 실제 배처럼 보일 정도예요. 2층 공간 절반이 갑판처럼 노출되어 있거든요. 한쪽에는 파라솔이 길게 늘어져 있는데 이곳에서 밖을 내다보면 부산 바다가 한눈에 보이죠. 피아크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며졌어요. 전시나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 홀이 있고, 레스토랑과 펍 등 다양한 맛집도 들어서 있죠. 부산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문화 공간 피아크에 한번 방문해 보세요.
여행만큼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것도 없을 거예요. 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면 피곤은 씻기고 무언가 시도해 보고 싶은 활력이 생기니까요. 이번 주말엔 카페 투어로 짧은 여행을 다녀와 보는 건 어떨까요? 식물원이나 선박처럼 꾸며진 색다른 공간에서의 커피 한 잔으로 한 주간 쌓인 갑갑함을 날려 버릴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