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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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작은 바다

노상철 반장의 해수어 이야기

안녕하세요? 청주)초고압/조립3반의 노상철 반장입니다. 여러분, 해수어라고 들어 보셨나요? 말 그대로 바닷물에서 사는 물고기를 말합니다. 깊은 바닷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해수어들을 매일매일 내 집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어항의 물을 바닷물에 가깝게 만들어 해수어를 키우는 것이죠. 지난 십여 년간 제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해수어를 소개합니다.

세배 크라운, 안녕?

1991년, 당시 금성산전이었던 우리 회사에 입사해 오산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어요. 이후 1998년 사업장이 청주로 이전을 했고, 이때 어린시절부터 동경해 온 바닷속을 체험하기 위해 스쿠버다이빙 사내 인포멀에 가입했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스쿠버다이빙을 했는데, 필리핀을 두 번째로 찾은 어느 날 처음으로 해수어와 친구가 되었어요.

깊은 바닷속을 탐험하고 있는데 말미잘과 공생하고 있는 세배 크라운을 만난 것이죠. 세배 크라운은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니모의 모티브가 된 어종인 퍼큘라 크라운과 사촌 지간으로 볼 수 있는 어종으로, 모두 크라운피쉬의 일종이에요. 크라운피쉬는 말미잘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고 말미잘은 크라운피쉬를 보호해 주는 공생 관계를 이루고 있죠.

공생 중인 말미잘과 세배 크라운
니모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퍼큘라 크라운

이때 세배 크라운과 바닷속에서 장난을 치며 함께 논 경험은 제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어요.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청주의 한 대형 마트에서 우연히 퍼큘라 크라운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해수어도 키울 수가 있구나!’ 하고요.

나만의 작은 바다를 만들다

그렇게 집 안에 나만의 작은 바다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선 해수어를 키우기 위해선 여과력이 좋은 섬프 어항을 준비하고, 소금물을 박테리아 등으로 여과시켜 바닷물과 같은 상태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이를 ‘물잡이’라고 합니다. 짧게는 이틀, 길게는 6개월이 걸리기도 합니다.

물잡이가 완료된 후 어종을 선택하여 본격적인 ‘물생활(물고기나 수초를 키우는 등 물과 관련된 취미를 일컫는 신조어)’을 시작했습니다. 앞서 말한 크라운피쉬를 비롯해 엔젤피쉬, 탱, 안티아스, 고비, 나비 등의 해수어들을 채워 넣고 산호 등으로 잘 꾸민 어항을 바라보고 있으면 화려한 색과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에 넋을 놓게 됩니다.

하지만 제 물생활엔 시련도 많았습니다. 이른바 ‘폭탄’이라 불리는 폐사를 세 번이나 경험한 것이죠. 첫 폭탄은 수온 폭탄이었습니다. 이사를 앞두고 입주할 집에 먼저 어항을 세팅하고 물잡이를 진행하고 이사 후 1미터짜리 어항을 1톤 화물차로 따로 옮기던 중, 폭염으로 수온이 치솟아 모두 폐사하고 만 것입니다. 이후에도 백점병을 갖고 있던 블루탱을 넣어 모두 감염된 백점병 폭탄, 산호에 딸려온 몬티 벌레 때문에 산호가 전멸해 버린 몬티 벌레 폭탄을 겪고 말았습니다.

세 번의 폭탄을 맞은 후 현재는 물생활을 완전히 접지도 못하고, 전처럼 활기차게 하지도 못하는, 일종의 휴식기를 갖고 있습니다. 정리하고 싶기도 하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기도 한, 해수어는 제게 애증의 대상이라고 할까요?

노상철 반장의 Favorite Sea Fish


  • 바닷속의 제비 같은
    소할탱

  • 반전의 블랙 마스크
    파우더블루탱

  • 가장 아름다운 노란색
    옐로우탱
깊은 바닷속을 향한 끌림

누군가가 해수어 키우기를 시작한다고 한다면? 적극 말리고 싶습니다.(웃음) 해수어는 해외 어종이다 보니 항공편으로 수입되는데 해수어 크기에 따라 해수량도 증가하고 운송료가 급증하여 가격이 상당합니다. 어항과 조명, 냉각기, 히터, 모터 등 기본적으로 필요한 장비도 많아 초기 투자 비용도 만만치 않죠. 전기세도 누진 구간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져 무시할 수 없고요. 그래도 꼭 해보고 싶다면 조그마한 F/O 어항(Fish Only Tank)을 살포시 추천해 드립니다.

저는 지난 십여 년간 족히 중형차 한 대를 살 수 있을 정도의 비용을 투자했는데요. 여전히 어항을 바라보면 깊은 바닷속에 있는 듯한 황홀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더 아름다운 나만의 바다를 꾸미고 싶은 욕망이 꿈틀댑니다. 저의 해수어 이야기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요? 그건 시간이 좀 지나봐야 알게 될 것 같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매일매일 나만의 바다를 바라보며 ‘해수어 물멍(물을 멍하니 보는 것)’을 하던 그 순간들은 정말 ‘행복’이란 두 글자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는 것입니다. 바라만 봐도 행복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 아닐까요?

끝으로 해수어에 관심이 있는 동료들을 위해 청주에 있는 지인의 어항(현재 제 어항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폭탄을 맞은 후라 차마...)과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수족관을 소개합니다. 절대로 해수어 키우기를 추천한다는 의미는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시고요!

청주 수곡동 두꺼비시장 내의 바른고기착한정육점에 있는 1200X600X600(mm) 사이즈의 어항입니다. 영업하는 날엔 언제나 매장 밖에서 볼 수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구경해 보세요.
온라인 커뮤니티
수족관
  • 테마리움
  •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45길 59 1층 | 02-511-8675
  • 아쿠아포레스트
  •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957-6번지 | 031-213-2297
  • 리프하우스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5번길 87 | 0507-1403-1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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