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달 ‘컬처박스’에서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난 6월에 열린 ‘2026 CMAS 실내 프리다이빙 세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여하여 DNF 종목에서 한국신기록을 달성한 CTO)Smart솔루션연구팀(안양Part) 최우용 매니저의 이야기를 확인해볼까요?


안녕하세요. CTO)Smart솔루션연구팀(안양Part)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우용 매니저라고 합니다. 현재 New GIMAC-B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H/W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좋은 기회로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CMAS(세계수중연맹)는 축구의 FIFA, 수영의 FINA처럼 수중 스포츠를 총괄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스포츠 기구입니다. 이곳에서 주관하는 세계선수권대회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프리다이버들이 모여 기량을 겨루는 가장 권위 있는 대회입니다.
저는 ‘2026 CMAS 실내 프리다이빙 세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태극기가 달린 수모를 쓰고 나라를 대표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특히 과거의 발목부상 트라우마를 딛고 DNF(다이나믹 노핀) 종목에서 175.5m라는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화이트카드(기록인정)를 받아 개인적으로 더욱 감격스럽고 잊지 못할 대회가 되었습니다.

약 10년 전 팔라우 여행에서 우연히 프리다이빙의 매력에 푹 빠진 이후, 바다 해루질을 취미로 즐기다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선수 활동은 2023년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대회가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당시 제 재능을 눈여겨본 절친, 프리다이빙 강빈나 선수의 적극적인 권유와 도움이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2위로 입상하며 AIDA 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게 되었고, 이후 2024년과 2026년 CMAS 대회에서 연이어 한국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저를 선수의 길로 이끌어준 친구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대회 출전은 이번 2026년 대회를 포함해 총 3회입니다.)

실내 프리다이빙은 ‘한 번의 호흡으로 최대한 멀리 가는’ 스포츠인데요. 아래와 같이 4종목이 있습니다.
(이번 대회 제 개인 기록도 함께 적어봤습니다.)
오리발(핀)을 착용하지 않고, 오직 맨몸(평영 동작 유사)으로만 물속에서 최대한 멀리 이동하는 종목입니다.
양발에 각각 오리발(바이핀)을 착용하고 물속에서 수평으로 최대한 멀리 이동하는 종목입니다.
인어의 꼬리처럼 양발을 하나로 모아 신는 오리발(모노핀)을 착용하고 최대한 멀리 이동하는 종목입니다.
한 번의 호흡으로 움직이지 않고 최대한 오랫동안 숨을 참는 종목입니다.

프리다이빙의 매력은 일상의 모든 스트레스와 잡념을 끊고, 물속에서 오롯이 내 몸의 움직임과 심장 박동에만 집중하며 ‘완벽한 이완(Relaxation)’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물속에서 무거운 장비 없이 인간 본연의 자연스러운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숨을 참는 고통을 인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내재된 잠수 반사(MDR)를 유도해 물속에서 진정한 평온과 편안함을 찾는 과정 자체가 프리다이빙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대회 현장에서 대표팀 선수단과 함께


준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2025년에 발목 인대가 절단되는 큰 부상을 입었고, 완치되지 않은 상태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무리하게 150m를 완주하다 심한 탈진을 겪으며 뇌에 강한 트라우마가 남기도 했습니다. 2026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는 회사 프로젝트의 중요한 일정과 겹쳐 출전 여부를 깊이 고민했지만, 아내의 든든한 지지와 동료분들의 배려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8주 정도 앞둔 시기였습니다. 대회를 준비하기에는 매우 짧은 시간이었는데요. 우선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주중에는 퇴근 후 성남의 잠수풀을 오가며 숨 참기 훈련을 통한 뇌 가소성 재정비 훈련을 하였으며, 주말에는 다이나믹 3종목 훈련을 병행하였습니다. 아내의 도움으로 잠들기 전 1시간씩 요가를 진행하여 스트림라인 및 유연성도 키웠습니다.
또한 심박수(MDR) 제어, 산소포화도 분석, 피검사를 통한 적혈구양 측정, 폐 스트레칭을 통한 폐용량 증대 및 측정, 식단 조절 및 유산소 운동을 통한 체지방과 체중 조절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포츠 과학적 접근으로 본인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준비하였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예산 축소로 인해 전액 자비로 대회 출전 비용을 감당해야 했던 점, 중동 사태로 항공 노선이 축소되어 편도 이동에만 이틀 이상이 소요된 점이었습니다. 또한 출국 전 선거관련 시위 여파로 대한수중핀수영협회 사무실이 봉쇄되면서 국가대표 단복조차 지급받지 못했습니다. 타국 선수들이 자국 국기가 새겨진 단복을 입고 있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이 컸지만, 다행히 2024년에 받았던 대표팀 수모를 챙겨간 덕분에 무사히 경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대회는 세르비아 노비사드에서 열렸으며, 아래와 같이 4일 연속 경기 일정으로 강행군이 이어졌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코치로 동행한 아내와 함께 치른 STA(스테틱) 경기입니다. 저희 부부가 오랜 시간 함께 훈련하며 준비해 온 결과가 세계선수권대회 중계 화면에 나란히 잡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또한 대회 첫날 DNF 경기에서 150m 탈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175.5m 한국 신기록으로 화이트카드를 받았던 순간의 짜릿함도 깊은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2024년까지는 DNF(노핀) 종목을 가장 좋아했지만,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새로운 핀에 적응하면서 DYNB(바이핀)이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이 되었습니다. DYNB 특유의 피닝을 하며 부드럽게 글라이딩하는 매력이 아주 큽니다.
이번 DYNB 경기에서는 기존 한국 신기록(250m)을 넘어서는 253m를 이동했지만 아쉽게도 기록 인정(화이트카드)을 받지 못했습니다.
프리다이빙은 출수 후 심판에게 ‘OK 사인’을 보내고 일정 시간 의식을 유지하는 ‘수면 프로토콜’을 완수해야 하는데요. 첫날 DNF 결과가 좋아 DYNB 경기에서는 한계까지 밀어붙였는데, 출수 직후 뇌에 일시적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는 ‘수면 블랙아웃(Surface Blackout)’이 발생하여 실격(레드카드) 처리되었습니다. 한계를 넘나드는 스포츠인 만큼, 제 자신의 현재 한계점을 명확히 배울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국가대표로 세계선수권대회까지 나간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워하시면서도, 다치지 말고 잘 다녀오라며 진심 어린 응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대회를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팀장님과 CTO)Smart솔루션연구팀 팀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국내 대회에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며 숱한 한계에 부딪혔지만,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훈련을 지속한 끝에 한국 신기록이라는 뜻깊은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물속에서 극한의 압박을 견뎌내며 멘탈을 철저히 통제하고 목표에 도달했던 이 값진 경험은, 앞으로 제 직장 생활에도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본업인 H/W 개발 역시 프리다이빙처럼 고도의 집중력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LS ELECTRIC에서 근무하며 어떤 난관이나 복잡한 프로젝트를 마주하더라도, 프리다이버로서 다져온 끈기와 분석적인 태도로 흔들림 없이 돌파구를 찾아내는 든든한 개발자가 되겠습니다.
